[프로축구]김현석, 5월5일 생일맞아 아디다스컵 정상 야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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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어린이날은 나의 날!" 울산 현대의 '골잡이' 김현석은 5일 어린이날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일곱살난 첫 아들 태민이를 생각한 것만은 아니다. 프로축구 98아디다스코리아컵의 패권을 결정지을 부천 SK와의 '마지막 승부' 인 결승 2차전이 동대문운동장에서 벌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날은 개인적으로도 매우 각별한 날이다. 자신의 서른한번째 생일이다. 생일 축포를 쏘아 자축하면서 동시에 팀을 올시즌 정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김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김은 지난달 29일 포항과의 준결승전에서 골을 넣은 기쁨에 겨워 이색적인 '자축행사' 를 펼치다 주심의 경고를 받았다. 골을 넣은 뒤 환호하는 관중석으로 달려가 사이드라인 옆에 서있던 광고판을 밟아 넘어뜨렸다는게 경고의 이유였다.

김은 이재성 주심에게 다가가 "이미 두차례 경고누적이 있으니 한번 봐달라" 고 빌어도 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이 때문에 올시즌 경고 3회 누적으로 지난 2일 울산에서 벌어진 결승 1차전 홈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역시 김의 공백은 컸다. 현대는 올시즌 혼자 10골을 몰아친 김이 빠지자 금방 골결정력에 약점을 드러냈다.1차전에서 수많은 골찬스를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0 - 0으로 비겨야 했다. 고재욱 감독은 김의 결장이 어느 때보다 가슴아팠다.

2차전으로 공이 넘어간 지금, 고재욱 감독은 비로소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띠기 시작했다. 김현석이 출전하기 때문이다. 고감독은 "너의 생일잔치판을 동대문에서 벌여보자" 며 친형처럼 김의 어깨를 다정스레 두드렸다.

김상국 기자

〈stefa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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