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팔도, PGA 성적 올 최악…아시아 무대로 눈길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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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모르면 손 빼라. " '스윙 머신' 닉 팔도 (41.영국)가 바둑 격언에서 묘수를 찾는다. 팔도는 활동무대인 미국을 떠나 30일부터 마카오에서 열리는 아시아프로골프투어 마카오오픈 골프대회에 출전한다.

이 대회 총상금은 20만달러 (약 2억8천만원) 로 미국 프로골프대회의 10분의1 수준. 게다가 경쟁상대라고는 함께 미국에서 날아온 피지의 '흑진주' 비제이 싱 정도다.

상금 순위 경쟁이 치열한 미국 무대를 떠나 시범경기 이상의 의미가 없는 이 대회에서 귀중한 시간을 보내야 하는 팔도에겐 답답한 사정이 있다.

팔도는 올시즌 그야말로 전례가 없는 부진에서 헤매고 있다. 그가 올해 미국 PGA 골프대회에서 올린 최고 성적은 겨우 18위. 불과 2년전인 96년 마지막 라운드에서 '백상어' 그레그 노먼에게 역전 우승을 거뒀던 마스터스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선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마스터스 다음주의 MCI 클래식에서는 16오버파 3백타로 이 대회 우승자 데이비스 러브3세에게 무려 34타나 뒤졌다.

마지막 라운드 12오버파 83타는 그의 프로생활 21년만에 최악의 성적으로 81년 휴스턴 오픈에서 기록했던 82타보다 1타가 더 많다. 올 시즌 상금은 9만8천달러. 상금랭킹을 따지기도 부끄럽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 PGA 골프대회에 출전, 예선탈락을 걱정하기보다 차라리 '변방 무대' 에서 마음 편히 기량을 펼치며 재기를 노리겠다는 것이 팔도의 속셈이다.

마카오 =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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