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S수사]한솔제지 상무 조사중 자살기도…강압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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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개인휴대통신 (PCS) 사업자 선정 비리의혹과 관련, 대검 10층 조사실에서 밤샘조사를 받던 ㈜한솔제지 자금담당 상무 이명철 (李明喆.48) 씨가 23일 오전7시쯤 투신자살을 기도한 뒤 실패하자 책상위에 놓인 문구용 가위로 오른쪽 목부위를 1㎝ 정도 자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검찰에 따르면 李씨는 오전7시쯤 중수3과 수사관 사무실에서 조사를 끝내고 프린터로 출력된 진술조서를 읽던중 갑자기 3m 가량 떨어진 소파로 달려가 소파 탁자위에 머리를 받은 뒤 보조직원 책상위에 있는 연필꽂이 통에서 문구용 가위를 꺼내 목부위를 긋는 자해소동을 벌였다는 것이다.

李씨는 곧바로 강남성모병원으로 옮겨 3바늘을 꿰맨 후 귀가했다. 그러나 李씨 주변 인사들에 따르면 李씨는 테이블을 밟고 창문밖으로 투신자살을 기도했으나 유리창이 깨지지 않아 실패하자 자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李씨가 조동만 (趙東晩) 부회장의 공금유용 사실을 시인한 뒤 趙부회장과의 대면에서 질책을 받자 자책감을 느낀 나머지 탁자에 머리를 박고 가위로 목을 찌른 '자해소동' 일 뿐이며 조사과정에서 어떤 가혹행위도 없었다" 고 해명했다.

그러나 李씨는 세차례나 연이어 밤샘조사를 받으며 자백을 강요당한 것으로 드러나 강압수사에 따른 결과란 지적을 받고 있다.

정철근·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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