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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CoverStory] 태양을 왜 피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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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까만 피부의 이효리가 더 예쁠까, 새하얀 피부의 한가인이 더 예쁠까?”

어느 인터넷 뷰티 커뮤니티 Q&A 코너에 적힌 질문이다. 아마도 이 질문자는 올여름에 태닝을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를 놓고 고민 중인 것 같다.

본격적인 여름을 한 달 앞둔 6월이면 누구라도 한 번쯤 갈등의 기로에 서는 문제가 ‘태닝’이다. 할까, 말까? 솔직히 지난 몇 년간 태닝은 유행이 아니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해마다 이맘때면 많은 여성이 태닝을 고민하는 이유는 ‘건강함’과 ‘섹시함’ 때문이다.

피부가 구릿빛으로 그은 남자, 초콜릿 색상으로 윤기 나는 여자는 확실히 건강하고 섹시한 인상을 준다.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덕목이다. 또 한 가지 태닝 피부의 덕목을 꼽는다면 ‘자연과 조화된 라이프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최상류 계층이 즐기는 레저는 승마와 요트다. 두 가지 모두 공통점은 대자연 속에서 태양빛을 듬뿍 받는 가운데 활동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즉, 적당히 잘 그을린 피부는 부와 여유의 상징이 될 수 있다.

물론 태닝 피부가 장점만 가진 것은 아니다. 노화의 주범인 자외선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니까. 그래서 발전하는 미용과학은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는 태닝 방법들을 계속 소개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들도 해마다 여름이면 일시적으로 태닝 피부를 연출할 수 있는 제품들을 출시한다.

결론을 말하면, 태닝은 유행이 아니다. 그런데 한 번쯤 해볼 만한 매력은 분명 있다. 눈부시게 쏟아지는 햇빛을 만끽할 것인가 관조할 것인가,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글=서정민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촬영 협조=모델=김동희 (DCM),
수영복(코데즈 콤바인), 모자(토미 힐피거)

초콜릿 빛 피부 바다에서 더 섹시하다

건강하고 섹시한 피부 톤은 태닝 과정만으로 얻어지지 않는다. 태닝 전 꼼꼼한 각질 제거와 제모가 필요하며 전후로 충분한 보습 관리 역시 중요하다. 태닝 피부를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센스 있는 스타일링은 물론이다.

인공자외선 기계로 10분씩 6~10회

피부를 그을리는 방법에는 크게 자연 태닝, 기계 태닝, 셀프 태닝이 있다. 자연 태닝은 말 그대로 태양광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피부를 그을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방법은 여름을 겨냥한 ‘스타일링’의 관점에서 보면 적당치 않다. 피부톤을 일부러 갈색으로 만드는 목적은 해변이나 수영장에서 수영복을 입었을 때 건강하고 섹시해 보이기 위해서다.

그래서 대부분은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기계 태닝을 한다. 기계 태닝은 기계를 이용해 인공 자외선을 쏘여 피부를 그을리는 방법이다. 기계 태닝의 자외선은 피부 질환의 주범인 UVB를 제외한 UVA만 이용하기 때문에 태양 직사광선을 쏘일 때 거론되는 인체 유해 요소들을 일부 피해갈 수 있다. 하지만 기계 태닝도 자주 하면 피부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10분 내외의 짧은 시간만 이용하는 것이 좋다. 태닝한 티를 낼 정도의 피부톤을 원한다면 적어도 6~10회 이상 해야 한다. 10분 내외라고는 하지만 기계 속에서 몸을 계속 앞뒤로 뒤집어야 피부가 골고루 그을리므로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다.

기계 태닝에는 스프레이 태닝도 포함된다. 샤워 부스처럼 생긴 기계 안에서 미세한 에어브러시로 태닝제를 피부에 분사하는 방법이다. 혹 얼룩이 지지는 않을까? 태닝 센터인 ‘탠캘리포니아(02-542-5405)’의 경우, 미스틱탠이라는 기계를 이용하는데 이는 마그네텐 테크놀로지라는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인체의 피부 표면이 정상적으로 띠고 있는 음전하(-)에 양전하(+)를 띤 미스트 입자를 분사하기 때문에 마치 자석에 철가루가 달라붙듯 태닝제가 골고루 피부에 입혀진다. 태닝제는 안전할까? 대부분의 태닝 숍에서는 천연성분인 DHA를 이용한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 제품을 사용한다. 필요할 때 언제라도 1분 만에 피부색을 바꿀 수 있는 게 스프레이 태닝의 장점(1회 이용료 약 4만원 내외). 유지 기간은 7~10일 정도다.

셀프 태닝은 집에서 혼자 태닝 효과를 내는 화장품을 이용하는 것이다. 종류에는 크림, 스프레이, 티슈 등이 있다. 어디 갈 것도 없이 내 손으로 직접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정도의 피부톤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장점. 하지만 손놀림에 따라 얼룩이 지는 단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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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각질 벗겨내야 얼룩 없이 태워

태닝을 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은 각질 관리다. 죽은 각질이 피부에 남아 있으면 태닝 할때 얼룩이 진다. 태닝 크림을 바를 때도 각질 두께가 균일하지 않으면, 크림의 흡수 정도가 달라 얼룩덜룩해진다. 때를 밀어서도 안 된다. 우리 몸에 필요한 각질까지 모두 제거해 피부가 건조해지고 쉽게 늙는다. 작은 알갱이가 들어간 각질전용관리제로 문질러주면 촉촉하고 탄력 있는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

태닝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적어도 한 달 전부터 각질관리를 시작하자. 피부 타입에 따라 주 1~2회가 적당하다. 특히 태닝 시 색상 차이가 많이 날 수 있는 무릎 앞뒤, 팔꿈치, 발끝 등을 꼼꼼하게 정리한다. 태닝 크림을 바를 때 오일 성분이 들어간 각질제거제는 피한다. 오일이 피부에 막을 형성해 크림의 흡수를 막을 수 있다.

보습 관리도 중요하다. 태닝을 하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탄력을 잃을 수 있는데, 자외선에 수분을 뺏기기 때문이다. 피부가 빨리 늙는 것을 막고 구릿빛 색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태닝 전후 수분 관리가 필수다. 태닝 전에는 보디 에센스나 로션이 피부에 충분히 흡수될 때까지 골고루 문지른다. 태닝 크림을 바르려면 기름기가 많은 로션은 피하자. 오일처럼 태닝 크림의 흡수를 막을 수 있어서다.

태닝 직후에는 가벼운 샤워나 냉찜질, 미스트 제품을 이용해 피부를 서서히 진정시킨다. 사우나를 하거나 때를 미는 것은 금물.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셔 체내에도 수분을 보충해준다. 주의할 점은 햇볕 아래 있는 동안만은 몸에 물이 묻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것. 물방울이 렌즈처럼 빛을 모아 얼룩이 생길 수 있다. 흐르는 땀을 잘 닦아내고, 얼굴에 뿌리는 미스트도 피한다.

까맣게 태운 피부를 오래 유지하려면 인내심이 필요하다. 최소 보름 이상의 시간을 갖고, 조금씩 여러 번 태워야 오래간다. 보름 동안 태닝을 할 계획이라면, 그 사이에 각질관리나 제모는 피하는 것이 좋다. 태닝한 이후에 자외선 때문에 피부탄력이 떨어지고 노화가

촉진될 수 있으니 재생크림도 꼭 챙긴다.

털 많은 사람은 태닝 전 제모 필수

털이 굵고 길게 자라는 사람은 태닝 전에 제모를 해주는 것이 좋다. 털이 태양빛을 막아 고르게 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모는 각질 정리보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하자. 털을 뽑는 것 자체가 피부에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모근제거기를 이용하거나, 전문 숍에 가면 길게는 3~4주까지 유지할 수 있으니, 1주일 전에는 제모를 하는 것이 좋다. 태닝하는 당일에 급하게 털을 미는 것은 피하자. 피부가 민감하거나 털이 적은 편이라면 제모를 하지 않는 것이 낫다.

면도기나 모근제거기를 이용하려면 목욕 직후가 적당하다. 모공이 열려 있고, 털이 수분을 머금기 때문에 부드럽게 털을 제거할 수 있다. 또 노폐물들이 씻겨나가서 세균감염 등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취침 전에 제모를 하면 자는 동안 피부 자극을 완화시킬 수 있다. 전문 피부관리실에서 하는 것처럼 왁싱을 할 수도 있다. 접착력 있는 왁스제품을 피부에 발라 굳힌 후에 떼어 내는 방법이다. 제모 후에는 피부가 일시적으로 붉어질 수 있으므로 차가운 물수건으로 진정시키고, 왁스를 완벽히 제거한 후에 보디로션을 발라준다.

태닝 스타일링

원색옷에 알 굵은 실버 액세서리로

흑인들에게 잘 어울리는 열대 지방 특유의 원색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자메이카 국기에 그려진 초록·옐로 등이 좋다. 색상이 강렬하고 선명한 만큼 무늬가 있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만약 무늬 있는 옷을 입고 싶다면 자잘한 크기의 무늬로 가득한 것보다는 분명하고 큰 무늬가 시원해 보인다. 단, 하와이안 스타일의 꽃무늬나 잎이 그려진 것은 크기에 상관없이 피한다. 촌스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액세서리는 실버보다는 골드를 권한다.

이한욱 스타일리스트

흰색 민소매 셔츠·통 넓은 바지 매치를

일부러 피부를 그을린 만큼 태닝 피부 톤을 돋보이게 할 색상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태닝 피부는 자칫 잘못하면 경박스러워 보인다. 때문에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리는 게 관건. 피부 톤보다 짙고 옅은 정도를 잘 조화시켜 진한 초콜릿색 또는 옅은 베이지·아이보리 색상을 입어볼 것을 추천한다. 블랙&화이트 매치의 세련된 분위기를 이용해 화이트 셔츠를 입는 것도 좋겠다. 이때 포인트는 소매를 걷어 접어 올리는 스타일링이다. 반대로 소매가 없는 민소매 셔츠도 태닝 피부에 어울린다. 바지는 몸에 꼭 맞는 스키니 진보다는 통이 넓고 부드러운 마 또는 면소재가 좋다. 이런 차림에는 글래디에이터 스타일의 샌들 또는 골드빛 하이힐이 어울린다. 피부색에서 느껴지는 인상이 워낙 강하므로 레이스나 주름 등의 별다른 장식이 없는 깔끔한 라인의 옷들을 고를 것. 임희선 스타일리스트

단순한 블랙 원피스·형광색 수영복 어울려

여름을 겨냥해 태닝을 했다면 바캉스 때 입을 리조트 룩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1년 중에 며칠이지만 특별한 경험이 될 리조트 룩으로 블랙 의상을 추천한다. 짙은 갈색 피부에 블랙 또는 그레이 색상의 옷을 매치하면 건강함과 섹시함은 배가 된다. 밤에 클럽이나 바에서 입을 거라면 블랙 미니 원피스를 권한다. 단, 디자인은 심플해야 한다. 한낮에는 블랙 튜브 톱에 헐렁한 화이트 마 팬츠를 입으면 멋스럽다. 대신 수영복은 형광 빛이 도는 것을 입어볼 것을 제안한다. 활동적인 느낌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액세서리는 팔찌·귀고리·목걸이 등 볼륨 있는 것으로 한 가지만 선택해서 포인트를 줄 것. 디자인은 심플한 것이 좋고, 소재는 나무 소재가 적당하다. 김성일 스타일리스트

과감한 노출보다 살짝 드러내야 섹시

건강하고 섹시해 보이기 위해 맨 살을 과하게 드러내면 오히려 천박해보일 수 있다. 옷의 모양새를 이용해 잘 그을린 초콜릿빛 피부를 살짝살짝 노출하는 게 훨씬 매력적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리조트가 아닌 도시에서라도 영화 ‘리플리’의 주인공들이 입었던 클래식한 디자인의 요트 룩을 응용하면 고급스럽고 세련돼 보인다. 가슴 라인이 깊게 파인 피케 셔츠에 가벼운 면 소재의 바지를 발목 부분이 드러나도록 롤업(말아 입기)하는 옷차림이 대표적이다. 여성이라면 역시 목선이 깊게 파이는 피케 셔츠에 복숭아 뼈가 드러나는 길이의 롱스커트를 입어볼 것을 추천한다. 화이트 색상의 칼라가 있는 테일러드 셔츠를 입고 소매는 걷어 올리는 옷차림도 매력적이다. 이때 남자라면 롤업한 면바지가, 여자라면 복숭아 뼈 위까지 오는 길이의 몸에 붙는 시가렛 팬츠가 어울린다. 맨발에 로퍼 또는 굽이 없는 샌들까지 매치하면 태닝 효과를 100% 살릴 수 있다.

최혜련 스타일리스트

태닝 메이크업

아이라인 그려 또렷한 눈매 살려야

1. 바비 브라운, 스파클 아이섀도 미카 색상 2. 바비 브라운, 일루미네이팅 브론징 파우더 3. 헤라, 루즈홀릭 핑크쇼, 클랙 코랄 립스틱

태닝을 할 때 대부분 얼굴은 덜 그을리게 한다. 너무 까만 얼굴은 촌스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이크업을 할 때 목선과 얼굴의 톤 차이를 자연스럽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방법은 목선에서 바로 연결되는 턱선과 T존은 태닝 피부와 비슷한 색상의 파운데이션을, 볼은 그보다 한 톤 밝은 색상의 것을 바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얼굴의 입체감도 살릴 수 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여름 태닝 피부에 사용하는 파운데이션과 보디 크림은 반짝이는 효과를 주는 펄이 포함된 것이 좋다. 적당히 윤기가 도는 갈색 피부가 섹시해 보이기 때문이다. 색조 메이크업은 되도록 안 하는 게 좋다. 단, 아이라인만큼은 정확히 그려서 눈매를 또렷하게 살려줄 필요가 있다. 마스카라를 이용해 속눈썹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섀도를 살짝 이용하고 싶다면 초콜릿빛 또는 펄이 들어간 블랙·그레이가 적당하다. 이때도 여러 가지 색을 섞지 말고 한 가지만 옅게 바르는 게 좋다. 볼 메이크업 역시 초콜릿빛 한 가지를 이용하거나 핑크·오렌지에 갈색을 섞어서 옅게 바를 것을 추천한다. 입술 메이크업에서 전체를 글로시하게 표현하는 것은 태닝 피부에 어울리지 않는다. 오히려 입술 전체를 매트한 느낌으로 하고, 아랫입술 중앙 부분에만 글로시한 포인트를 주는 게 섹시해 보인다. 색상은 누드 베이지, 누드 핑크가 어울린다. 고원혜 미용실 고원 원장

밝은색 염색, 짧은 단발머리 어울려

너무 무겁고 칙칙해 보이지 않도록 밝은 색상의 헤어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이효리처럼 부분 부분 황금빛 하이라이트를 섞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전체적인 스타일은 빅토리아 베컴처럼 중성적인 분위기의 커트 또는 각이 진 짧은 단발이 어울린다.

길이가 긴 스타일을 선호한다면 자연스럽게 웨이브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굵은 컬을 넣을 것을 추천한다. 볼륨을 살려서 전체적으로 풍성해 보이는 헤어스타일은 섹시한 태닝 피부에 어울리는 화려함과 발랄함을 연출하기에도 효과적이다.

서윤 미용실 고원 헤어 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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