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형 '알뜰' 사업자 위한 사무대행업체 광주에 잇따라 생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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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동성상사라는 상호로 운동기구 등을 혼자 판매하는 서정필 (徐正弼.41) 씨는 회사 전화.팩시밀리번호 등이 적힌 명함을 뿌리며 마음껏 영업현장을 뛰고 있다. 거래처나 고객들이 연락을 하면 직원 같은 사람들이 친철하게 전화를 받아주는 등 '어엿한 사장님' 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론 진짜 자기 사무실.직원이 아니라 KJ맨파워란 사무대행전문업체에 월 50만원씩 주고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소자본을 가지고 다달이 지출하는 인건비 등을 최대한 줄이려는 IMF형 '알뜰' 사업자들을 겨냥한 사무대행업체들이 광주에도 잇따라 생기고 있다.

지난해 11월 여행사인 '공간투어' 가 부업으로 시도해 첫 선을 보인 사무대행업체는 그럴듯한 광고를 내는 등 규모를 갖춘 것만도 현재 6개에 이른다. 가장 반듯한 것은 지난 1일 광주시북구중흥동에 문을 연 KJ맨파워. 회원으로 가입하면 남녀직원 4명이 전화.팩시밀리의 접수.중계는 물론 우편물발송.금융수납서비스 등을 해줄 뿐 아니라 세금자료까지 정리해주고 있다.

PC통신.인터넷 등을 통해 시장정보등 각종 자료까지 제공해주고 있는데 회비는 업무량에 따라 월 30만~50만원. 이 회사 엄윤성 (嚴允成.31) 대표는 "사무실을 변두리에 차리고 고졸 여직원 한 명만 앉혀 놓아도 월 2백만원 이상 들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아주 싼 비용" 이라고 말했다. 월 6만원에 전화.팩시밀리접수 등 기본서비스를 해주고 있는 광주시남구방림동 BMC컨설팅은 고객상담 등을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3평짜리 접견실을 시간당 3천원에 빌려 주고 있다.

광주시북구두암동 무등컨설팅의 경우 월 9만원에 전용전화번호 (요금 본인부담) 와 각종 사무장비의 공동이용이 가능하고 별도로 임대하면 2~3평의 독립사무실도 가질 수 있다. 이들 사무대행업체는 이용자가 아직 초기단계라 업체당 3~10명에 불과하지만 고객은 소규모로 유통업.부동산중개업자등 매우 다양하다.

광주 =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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