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식목일 맞아 30년생 나무 베고 5년생 심어 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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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춘천시가 식목일을 맞아 춘천의 대표적 관광지인 근화동 공지천유원지에 있는 20~30년생 아카시아등 1백여그루의 나무를 베어 내고 단풍나무를 심어 물의를 빚고 있다.시는 지난 4일 공지천보트장 인근 제25회 바르셀로나올림픽 마라톤제패기념 마라톤 훈련코스중 1㎞구간의 20~30년생 아카시아.현사시나무등 50그루를 포함, 1백여그루의 나무를 베어냈다.

시는 이 일대를 2010년쯤 관광지로 꾸밀 것을 목표로 나무를 베어낸 자리에 직경 5㎝의 5~7년생 단풍나무 2백여그루를 심었다.

시는 당초 지난달 단풍나무 조성사업을 추진할 때까지만 해도 아카시아나무등 묵은 나무를 베어낼 계획이 없었다.하지만 지난달 20일부터 단풍나무를 심는 도중 인근 보트장업소모임인 공지천유선협회측이 업소 출입 물품운반차량등의 통행불편과 꽃가루 피해를 이유로 이 일대 나무에 대한 벌목을 요청하자 이를 받아들여 이 나무들을 베어냈다.

이로 인해 춘천시민뿐만 아니라 수도권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공지천보트장 주변은 황량한 모습으로 변했다.이같이 나무가 베어지자 시민들은 "마라톤 코스로 진입하는 차량은 일반관광객과는 거의 관계없이 이들 업소와 관련된 차량이 대부분" 이라며 "시민편의 보다는 일부 업소들의 이익만을 위한 대표적인 탁상행정" 이라고 불평했다.

김동준 (25.춘천시후평1동) 씨는 "주말을 맞아 서울에 사는 친구들을 초청해 보트를 타러 공지천에 함께 나왔다" 며 "나무그늘은 온데간데 없고 전기톱으로 잘려진 채 길가에 버려진 아름드리 나무를 보니 한숨만 나온다" 고 말했다.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단풍나무를 심는 작업중 보트업소측의 요청을 받고 아카시아나무 등을 베어냈다" 며 "지금은 그늘이 없어 불편하지만 10여년 후에는 계획대로 단풍나무 그늘을 보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춘천 = 박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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