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고 4인방 "해태 마운드 우리가 지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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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올해 해태 마운드는 광주 진흥고 4인방이 책임진다." 지난해 해태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마운드의 세대교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96년까지만 해도 조계현.이강철.김정수에게 쏠렸던 마운드의 무게중심이 이대진.임창용.김상진 트로이카 체제로 옮겨져 팀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들 젊은 3인방은 공교롭게 모두 진흥고 동문들이다.

에이스 이대진이 93년 입단했고 임창용은 95년, 김상진은 96년에 호랑이 유니폼을 입었다.

여기에다 올시즌 김응룡 감독이 '히든카드' 로 내세운 '잠수함' 박진철도 이대진과 진흥고 동기다.

1m94㎝.84㎏의 당당한 체격을 갖춘 박은 대만 전지훈련에서 기량이 급성장, 제 4선발로 낙점받은 상태다.

이들은 98프로야구 슈퍼토너먼트대회에서 맹활약하며 올시즌 '진흥고 전성시대' 를 예고했다.

LG와의 예선에서 선발등판한 이대진은 5이닝동안 4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이는 1백48㎞대의 직구와 1백27㎞의 낙차 큰 커브를 절묘하게 배합하는 두뇌피칭을 선보이며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켰다.

한 타자만을 상대해 범타로 처리한 박진철도 홈플레이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뛰어난 코너워크를 보여주며 김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롯데와의 준결승에서 3회 구원등판한 김상진은 1백43㎞대의 직구와 1백30㎞대의 슬라이더를 앞세워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김은 4와3분의2이닝 동안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완벽한 피칭으로 승리투수와 함께 MVP로 선정됐다.

이어 한점차 승부를 지키기 위해 8회 마운드에 오른 '젊은 소방수' 임창용은 깔끔한 피칭으로 후배의 승리를 지켜주었다.

그래서 진흥고 4인방은 '야구천재' 이종범이 빠진 해태의 마지막 보루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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