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드라마 단역·CF로 바쁜 류현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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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KBS2 옴니버스 드라마 '세바구니의 행복' (일 오후5시55분) 중 60년대 시골이 배경인 '나의 살던 고향에' 코너에는 푼수 소년 '석두' 가 나온다. 그는 머리 앞뒤 길이가 좌우 폭의 두 배는 됨직한 독특한 용모를 지녔다.

가운데 가리마.올백.꽁지 머리 식으로 늘 바꾸고 나오는 머리 모양도 석두의 '트레이드 마크' 다. 석두는 최근 "얼굴 모습이 나와 동류" 라고 표현하는 동네소녀 '섭섭이' 를 짝사랑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류현철 (26) .그는 스스럼없이 "못 생겼다" 는 말을 하는 사람이다. 처음 보는 얼굴 같지만 그도 상당한 연기 경력이 있다.

96년부터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그는 영화 '넘버 3' 를 비롯, 3편에 출연했고 촬영 중인 영화도 있다.

TV는 SBS '천일야화' 등 9개 프로그램에 나왔다.

그러나 모두 단역이라 독특한 용모에도 불구하고 기억하는 사람이 드물다.

최근 MBC '육남매' 에서도 단역 구두닦이로 얼굴을 비췄다. "95년말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연극을 하는 선배를 찾아가 펑펑 울었어요. 그 선배 권유로 연기생활이 시작됐죠. " 지난해 4월 SBS '천일야화' 에 첫 출연할 때의 일. 킬러로 분장하고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오지명이 다가왔다.

"비정상적으로 돌출된 제 이마를 슬슬 만지시더니 '야, 이거 특수분장 정말 잘했다.누가 했냐' 하시는 거예요. 분장실이 그야말로 웃음으로 뒤집어졌죠. " 그 사건 뒤로는 '천일야화' 에 단역으로 고정출연케 됐다.

광고에도 몇 번 나왔다.대표적인 것이 어느 맥주 광고. 임창정이 슈퍼마켓에서 맥주 더미를 무너뜨리자 화를 내며 다시 쌓아올리던 점원이 그다.

그의 꿈은 개그맨이 아니라 코미디 배우, 나아가 수식어가 떨어진 '배우' 가 되는 것. 그래서 전철에서 학생들이 그를 알아보고 "아저씨 개그맨이죠" 하면 그는 늘 이렇게 대꾸한다.

"아니, 난 배우야. "

글 = 권혁주.사진 = 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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