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곳곳에 탈당 지뢰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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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에 4월은 '잔인한 달' 이 될 수도 있을 것같다.

주초 김종호 (金宗鎬).박세직 (朴世直) 의원이 지피는 탈당의 불길이 4.2 재.보선과 4.10 전당대회 (당권경쟁) 의 방향에 따라 당을 집어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이 4.2 선거에서 4곳중 1~2곳만 챙기는 저조한 성적이 나오면 4.10 전이라도 '탈당 제2진' 이 뒤따를 수 있을 것으로 핵심 소식통들은 분석한다.

2진에는 JP임명동의를 지지했던 서울의 L, 경북의 K의원과 사업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수도권의 S, JP의 공화계 뿌리가 강한 수도권 L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의원중에는 민정.공화계 출신 중진이 적잖이 들어있다.

이들은 야당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게 공통점이다.

그들 스스로는 '당이 구심점을 잃고 초선들에게 끌려다닌다' 는 점 등을 방황의 이유로 주변에 털어 놓기도 한다.

박세직의원은 동료의원에게 "지역구 (구미갑) 정서에 따라 JP임명동의론을 폈는데 의총에서 초선들에게 심한 모욕을 당했다.

이런 당에 어떻게 마음을 붙이겠는가" 라고 토로했다는 것이다.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4.10대회 운영과 총재경선에 대타협을 보지 못하면 완전히 차원이 다른 제3의 탈당파 (波)가 당을 엄습할 것으로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

그때는 개별탈당이 이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당권에서 완전 소외된 세력이 집단으로 뛰쳐 나가 새로운 당을 만드는 상황이다.

아직은 위협용인 측면도 강하지만 이회창 (李會昌) 명예총재.김윤환 (金潤煥) 고문을 지지하는 의원중엔 이를 언급하는 이들이 꽤 있다.

한나라당 동요론중엔 부산.경남 민주계의원들이 대거 탈당해 국민신당과 새로운 원내교섭단체 (의원 20명이상) 를 구성할 수 있다는 그림도 들어있다.

하지만 당의 상당수 관측통들은 최근 DJ정권에 협조적인 국민신당에 대해 부산의 정서가 비판적이라며 이런 가능성을 낮게 본다.

부산 민주계인 신상우 (辛相佑) 의원은 "지금은 당이 어떻게든 단결해야 하는데 신당과의 연합은 말이 안된다" 며 자신의 신당접촉설을 부인했다.

박관용 (朴寬用) 의원은 "부산.경남의 정서가 한나라당에 쏠려있는데 탈당이 말이 되느냐" 고 그런 시각을 일축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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