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모임 '진달래' 우편으로 이색 발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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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생각과 행동이 튀는 디자인 세계에서 일하는 젊은 디자이너들이 모여 직업적인 일과 무관한 재미있는 일 하나를 생각해내 꾸몄다.

미술관이나 화랑을 통하지 않고 작업을 발표해버린 것이다.

젊은 디자이너그룹 '진달래' 는 최근 자신들의 작업인 포스터를 '작품을 보아주었으면' 하는 사람들에게 일제히 발송했다.

발송부수는 5백 부. '바쁘신데 귀중한 시간을 내 어렵사리 화랑엘 오시지 말고 집에서 편히 우리들의 작업을 감상해주시길 - ' .집으로, 직장으로 직접 작품을 보낸 뜻이다.

진달래 멤버는 김두섭.조현.박명천.이세영.백종렬.이기섭.김상만.현태준.이관용씨등 9명. CF 제작감독에서 광고디자이너.장난감디자이너.만화가.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 등 모두 튈만한 곳에서 일하는 20대후반부터 30대중반까지의 젊은 아티스트들이다.

진달래가 처음 결성된 것은 95년초. 그후 해체와 재결성을 거쳐 금년 초 테마작업을 벌이기로 하고 '대한민국' 이란 테마로 각각 포스터를 찍었다.

여러가지 행사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 포스터지만 이들의 포스터는 자신의 생각을 널리 알리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민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업, 만화영화 주인공을 끄집어낸 것 그리고 글자만으로 뜻을 전달하려는 작업등 이들이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이미지는 다양하다.

회원 중 한 사람인 김두섭 (32) 씨는 우편발송의 의미를 '직접 전달해 생생한 반응을 들어보고 싶었다" 라고 설명했다.

선배 디자이너.미술관 학예관.화랑 그리고 심지어 카페주인에게까지 보내 다양한 반응을 듣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그 중에는 홍대앞 어느 카페에서 '재미있어 장식용으로 사용하고 싶으니 허락해달라' 는 것도 있다.

진달래 그룹은 올해 중 3번 더 포스터를 만들고 직접 우송하는 작업을 펼 계획이다.

윤철규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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