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해씨 '흑금성' 독자관리…안기부 외곽 별도秘線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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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흑금성' 의 배후가 권영해 (權寧海) 전안기부장이라는 의혹이 일면서 북풍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안기부 내사결과 흑금성 朴채서씨가 權전부장이 별도 개설한 대북 비밀채널을 관장해 온 인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權전부장은 朴씨에게 특수 밀명을 주었으며 그것이 북풍관련 대북 커넥션이라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게 안기부 쪽에서 나오는 얘기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權전부장은 북풍을 일으키기 위해 안기부의 공식 창구를 제치고 별도의 대북 비선 (秘線) 라인을 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풍수사는 權전부장의 개입 정도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는 느낌이다.

權전부장과 朴씨의 인연은 군대시절 맺어졌다.

청주고와 3사관학교 14기 출신인 朴씨는 權전부장이 85년 6사단장 시절 예하부대로 데려갈 만큼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權부장은 이후 안기부장에 취임하자 군시절 대북정보 쪽에서 일했던 그를 다시 불러갔다.

이런 의혹을 받고 있는 權전부장은 '만약의 사태' 에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대성 북풍문건' 이 그에게 전달된 것으로 18일 국회정보위에서 확인되면서 그가 재임중 축적한 극비문서 파일들을 챙겨갔을 것이라는 관측이 정치권에 강하다.

안기부는 만약 權전부장에게 은닉된 파일이 남아있다면 경우에 따라 엄청난 파문을 가져올 수도 있는 화약고가 될 수 있다고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퇴임이후 외부와 연락을 끊고 칩거중이다.

그러나 때때로 전화 등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서 자기방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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