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노 비운 톰바, 월드컵스키 회전 우승 정상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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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스키 황제' 알베르토 톰바 (31.이탈리아)가 나가노겨울올림픽 부진을 털고 정상에 복귀했다.

톰바는 16일 스위스 크란스몬타나에서 벌어진 월드컵 알파인 스키대회 회전에서 1, 2차 합계 1분42초84를 기록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2위 한스 페터 부라스 (노르웨이) 를 0초14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 87년 같은 장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월드컵 무대에 데뷔했던 톰바는 월드컵 통산 50회 우승의 금자탑을 세운 것과 동시에 월드컵 회전에서만 35회 우승의 개가를 올렸다.

월드컵 회전 최다통산 우승 기록은 10년전 은퇴한 잉게마르 슈텐마르크 (스웨덴) 의 40회다.

이날 톰바는 우승후 기쁨에 겨워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톰바는 결승지점을 통과하는 순간 우승을 확인하자 눈위를 뒹굴며 눈과 눈물로 뒤범벅이 됐다.

톰바는 스키장에 엎드려 키스한 뒤 폴대.장갑.모자.고글 등을 내던지고 밀려드는 여성팬들에게 자신의 경기복을 찢어 나눠줬다.

지난 2년여동안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톰바는 "나가노의 수모를 씻게 돼 감격스럽다" 며 "이날 우승은 금메달 이상의 값진 것" 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50승 달성시 은퇴하겠다고 선언한바 있던 톰바는 "정말 은퇴하겠느냐" 는 질문에 "은퇴한다는 말을 들으려면 최소 5~6개월을 기다려야 할 것" 이라고 밝혔다.

톰바는 지난달 나가노올림픽에서 4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노렸으나 대회전과 회전에서 실격.기권패라는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톰바는 자신의 나체 사진집을 발간하며 스캔들을 일으키는 등 여성편력에서도 국제스키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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