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서거] 조갑제 "서거 표현 자살로 바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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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 월간조선 전 대표(사진)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서거라는 표현을 ‘자살’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3일 낮 12시쯤 조갑제닷컴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한 통신사의 보도를 예로 들며 “기사문에서 ‘서거’는 ‘자살’로 고쳐야 한다”며 “기사는 사실을 전하는 게 먼저이지 애도를 유도하는 단어를 쓰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 ‘들춰냈던’ ‘무리하게 수사 확대’ ‘역풍 직면 예상’은 모두 편파적인 용어 선택”이라며 “검찰의 권력형 비리를 마치 흥신소가 남의 약점을 캐는 것처럼 ‘들춰냈던’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 기자의 미숙한 의식수준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 가족'이란 용어도 선동적이다. 검찰이 수사한 것은 온 가족이 아니라 수뢰혐의가 있는 사람과 그 관련자들이었다"며 "'아내 권양숙'이란 표기도 틀렸고 '부인 권양숙'이다. '아내'는 남편이 부인을 일러 하는 말이지 다른 사람이 남의 부인을 '아내'라고 부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발표되자마자 금방 이 사건을 이용해 검찰 때리기, 노무현 감싸기에 나선 이런 류의 언론은 큰 사건이 날 때마다 국민들을 혼란으로 몰아넣는다"며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파동 때 선동방송으로 돌변하였던 KBS, MBC가 또 다시 어떤 행태를 보일지 주시하면서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말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다음은 조갑제의 글 전문.

뉴시스라는 통신사의 오늘 기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서거함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의 '포괄적 뇌물'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온 가족의 비리를 샅샅이 들춰냈던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를 확대했다는 역풍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검찰은 박 회장의 돈 500만달러를 받아 함께 쓴 조카사위 연철호씨와 아들 건호씨, 100만 달러를 받았다는 아내 권양숙 여사는 물론 처남까지 소환해 조사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기사문에서 '서거'는 '자살'로 고쳐야 한다. 기사는 사실을 전하는 게 먼저이지 애도를 유도하는 단어를 쓰면 안 된다. '들춰냈던' '무리하게 수사 확대' '역풍 직면 예상'은 모두 편파적인 용어 선택이다. 검찰의 권력형 비리를 마치 흥신소가 남의 약점을 캐는 것처럼 '들춰냈던'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 기자의 미숙한 의식수준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온 가족'이란 용어도 선동적이다. 검찰이 수사한 것은 온 가족이 아니라 수뢰혐의가 있는 사람과 그 관련자들이었다. 기자가, 용감하게 전직 대통령을 수사하는 검찰에 대하여 "무리하게 수사를 확대하였다"고 쓴다면 이 기자와 이 통신사는 이미 언론이 아니다. 公益과 진실과 法治를 잊은 언론은 반드시 선동기관화한다. '역풍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은 점쟁이가 할 이야기이다. 존재하지도 않은 역풍이 불어라고 선동하는 투이다.

이 짧은 문장 안에 이렇게 많은 편향과 억지와 感傷과 부정확성이 들어 있다. 기자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아내 권양숙'이란 표기도 틀렸다. '부인 권양숙'이다. '아내'는 남편이 부인을 일러 하는 말이지 다른 사람이 남의 부인을 '아내'라고 부르진 않는다.

盧 전 대통령의 죽음이 발표되자말자 금방 이 사건을 이용하여 검찰 때리기, 노무현 감싸기에 나선 이런 類의 언론은 큰 사건이 날 때마다 국민들을 혼란으로 몰아넣는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파동 때 선동방송으로 돌변하였던 kbs, mbc가 또 다시 어떤 행태를 보일지 주시하면서 감시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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