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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술 해독에는 진짜술" 중국 '以酒制酒'요법 160명 살려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중국 산시 (山西) 성의 산시의과대학팀이 지난 춘절 (春節) 때 26명이 목숨을 잃은 '산시성 가짜 술' 사건 당시 중독자들에게 진짜 백주 (白酒) 를 먹이며 응급치료해 1백60여명을 살려낸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메틸알콜로 빚은 가짜 술에 2백여명이 중독된 직후 의료팀으로 급파된 산시의대의 무진쥔 (穆進軍) 부주임은 급성 메틸알콜 중독을 진짜술로 푸는 기막힌 처방을 내렸다.

일종의 이주제주 (以酒制酒) 인 셈. 穆부주임에 따르면 메틸알콜은 체내에서 효소의 작용으로 대사 (代謝) 과정을 거쳐 포르말린과 개미산으로의 산화를 통해 메틸알콜보다 3만배까지 강한 유해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그러나 이 효소가 에틸알콜을 분해하는 속도는 메틸알콜 때보다 7배나 빠르므로 체내에 메틸.에틸알콜이 동시에 존재할 때 효소는 메틸알콜에 앞서 에틸알콜 분해에 나서는 것이다.

그는 이에 착안해 에틸알콜인 진짜 술을 먹임으로써 메틸알콜 산화속도를 늦추어 시간을 벌었다.

환자들은 진짜 백주를 마신 뒤 포도당주사.약물치료를 받아 다수가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이같은 소식을 전한 광명일보 (光明日報) 는 '이주제주' 치료법은 전문가들이 위기상황에서 택하는 극약요법이라며 함부로 흉내내지 말라고 충고했다.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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