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무원 수백명 임용대기…퇴직자 없어 '잠재적 실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지난해 3월 인천시가 실시한 9급 지방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朴모 (28) 씨는 1년째 놀고 있다.

결원이 좀처럼 생기지 않아 마냥 시청측의 연락만 기다리는 신세다.

지난해 인천시에서 뽑은 2백94명중 45명이 아직 미임용 상태. 시 관계자는 "자연 퇴직.이직률 3%를 고려해 선발했는데 최근 경제난으로 퇴직자가 거의 없어 우리도 어쩔 수 없다" 고 말했다.

최근 관계 (官界) 의 구조조정이 단행되면서 "있는 자리도 없애는 판에 새 자리를 어떻게 만드느냐" 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미임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각 지방자치단체에 '결원율 5% 유지' 를 요구하고 있어 퇴직자가 있어도 이 비율을 맞추기 위해 근무지를 배정하지 않는 지자체도 상당수다.

부산시의 경우 공무원 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아직 임용되지 않은 인원은 모두 2백47명. 이중 96년도 합격자 17명도 끼여 있다.

제주도의 경우도 지난해 5월 9급 공무원 1백32명을 뽑았지만 10개월 가까이 대기하는 인원이 61명에 이른다.

특히 북제주군의 경우 35명을 선발했지만 한명도 자리를 주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지역별 대기 공무원은▶광주 78명▶대구 45명▶전북 28명▶강원 3명이다.

특히 5급 지방고시 합격자의 경우 기존 공무원들의 '견제 심리' 까지 겹쳐 자리를 잡는데 더욱 고생하고 있다.

대전시의 경우 95년 제1회 지방고시를 통해 3명을 뽑아 1년 교육과정을 거쳐 관내 3개 구청에 배치하려 했으나 각 구청이 결원이 생겼는데도 내부 승진 등을 이유로 보직을 주지 않고 있다.

전국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