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신 자린고비 농업인상' 수장자 이형승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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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수명이 8년밖에 안되는 트랙터를 64년 구입해 무려 34년 동안 사용하고 있는 농부 이형승 (李炯昇.64.전남해남군계곡면사정리) 씨가 제1회 '신 (新) 자린고비 농업인상' 수상자로 뽑혔다.

이 상은 농기계를 잘 정비해 오랫동안 사용하는 농민들을 표창, 국제통화기금 (IMF) 관리체제에서 '절약형 농업' 을 확산시키기 위해 농협 광주.전남지역본부가 제정했다.

논.밭 5천평을 트랙터를 이용해 갈고 있는 李씨는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내 몸, 내 자녀처럼 아끼고 사랑했다" 고 말했다.

李씨는 농사일을 하고 난 뒤 ▶트랙터를 반드시 깨끗이 씻고 마른 걸레로 물기를 닦아내기▶연료통에 연료를 가득 채우고 엔진오일을 50시간마다 교체하기▶매일 그리스 주입구의 불순물 닦아내기▶장기보관 때는 건조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기 등을 충실히 실천했다.

트랙터는 국산이 없던 당시 22마력 일본 수입품이지만 부품 대부분이 호환성이 있어 교체.정비가 가능했다.

李씨는 특히 가장 중요한 엔진 실린더 마모에 대비, 70년대에 예비부품을 미리 구입해 두는 치밀성을 보였다.

그는 "농기계 수명은 관리하기 나름" 이라며 "자기 몸처럼 돌보면 누구나 20~30년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해남 = 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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