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판매 인력풍성…가정배달 시장 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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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우유나 요구르트를 가정으로 배달해주는 '가정배달시장' 이 다시 뜨고 있다.

국제통화기금 (IMF) 이후 주부를 중심으로 배달직을 희망하는 인력이 넘쳐나면서 이들을 시장 확대에 활용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이다.

또 아예 가정배달만 하는 제품을 선보이는 곳도 나오고 있다.

남양유업은 우유 배달을 하게 해달라는 주부들이 대리점마다 5~6명씩 대기하고 있을 정도로 늘어나자 이달부터 가정에만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고급우유 '가족사랑' 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남양유업 성장경 (成壯慶) 마케팅실장은 "주부뿐만 아니라 직장을 그만 둔 중년 남자들까지 우유배달직을 신청해오고 있다" 며 "우유대리점을 희망하는 퇴직자들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시장 확대를 위해 가정배달 전문 우유를 개발했다" 고 밝혔다.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 아줌마' 로 불리는 요구르트 판매사원이 한때 9천명까지 줄었으나 IMF한파 이후 지원자가 급증, 1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한경택 (韓鏡澤) 부장은 "배달사원 20명 정도면 매출 1억원 올리는 게 어렵지 않다" 며 "배달사원을 늘려 매출부진을 만회하는 것은 물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기회로 삼을 계획" 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방문판매원도 희망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종전에는 '화장품 아줌마' 로 불릴 정도로 40대 이상 주부들이 부업 삼아 해왔으나 요즘에는 20~30대 젊은 여성들까지 가세하면서 어엿한 전문직업으로 자리잡아가는 추세다.

한불화장품의 경우 지난 한햇동안 5천여명이 방문판매원으로 들어왔으나 올들어 2월까지 두달동안에만 2천5백여명이 새로 불어났다.

태평양화장품의 방문판매원도 지난해 4천여명이 늘어난데 이어 올 들어서는 두달동안 1천여명이 늘어나는 등 증가폭이 부쩍 커졌다.

한불화장품 관계자는 "직장을 구하지 못한 젊은 여성이나 IMF에 따른 실직상태로 불안을 느끼는 주부들이 늘어나면서 화장품 방문판매직이 각광받고 있다" 며 "방문판매사원은 일종의 개인사업자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희망자가 더욱 늘어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종태·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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