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큰손'소로스, 러시아에 파격적 금리로 급전제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국제금융계의 큰손 조지 소로스와 러시아정부의 밀월이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경제계는 그를 자선사업으로 위장해 환심을 사려는 국제투기꾼 정도로 여겨 왔다.

소로스 역시 동유럽에 대해 우호적이고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과 달리 러시아에 대해서는 지난해초 "러시아에는 투자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한푼도 투자할 생각이 없다" 고 말하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던 그가 요즘 러시아에 가장 우호적인 투자가로 변신했다.

지난해 6월에는 수억달러 규모의 긴급자금을 리보 (런던은행간 금리)에 약간의 가산금리만 얹어 융자해 줬고 최근에는 러시아 최대의 금융재벌 오넥심방크와 우호적 업무협조관계를 맺었다.

각종 자선사업 및 기금출연에도 열심이다.

이미 러시아 문화 및 건강진흥을 위해 3억5천만달러의 자금출연 의사를 밝힌 그는 지난 4일 톨스토이 생가인 야스나야 폴랴냐의 복원 등을 위한 일명 '푸슈킨 프로젝트' 에 1억5천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소로스의 태도가 왜 이렇게 돌변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없지만 러시아정부가 어느 정도의 이익을 보장해 주고, 아울러 러시아경제의 장래에 대한 그의 생각이 '비관적' 에서 '조심스런 낙관' 으로 변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아무튼 소로스의 적극적인 투자와 문화활동 지원에 자극받은 러시아정부도 과거의 냉랭했던 태도를 바꿔 최근에는 그를 특별대우해 공항에서부터 귀빈대접을 해주는가 하면 최근의 동아시아 금융위기에 대한 의견도 구하고 있다.

모스크바 = 김석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