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프로야구 구단별 전력점검]해태…팀전력 공백 김종국·송구홍이 메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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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꽃소식과 함께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21일부터 시범경기가 시작되고 4월11일부터는 팀당 1백26경기 총 5백4경기의 페넌트레이스가 시작된다.

지난 겨우내 담금질을 통해 색깔이 달라진 8개 구단의 전력을 팀별로 점검해본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는 것 아니오. " 해태 김응용 감독 의 시큰둥하면서 무뚝뚝한 답변이다.

짤막한 말 속에 타고난 승부사적 기질이 짙게 배어 있다. 올 시즌은 해태 창단 이래 최고의 시련기로 불린다.

'용병 원년' 에 재정난으로 용병 수입을 포기한데다 팀전력의 50%를 차지하는 이종범 (주니치 드랜건스) 의 일본 진출로 큰 구멍이 났기 때문. 그러나 '저력과 근성의 팀' 해태는 김응용 감독 특유의 뚝심 야구와 이종범의 공백을 메울 '잇몸' 으로 승부수를 던진다.

잇몸은 '오리' 김종국과 LG에서 트레이드해온 '허슬 플레이의 대명사' 송구홍. 이종범이 정면타구에 취약점이 있는 반면 김종국은 좌우로 넓은 수비폭을 확보하고 정면타구도 손쉽게 처리해 내야에 안정감을 준다.

문제는 타력. 지난해 김의 별명 '요지 (이쑤시개)' 가 말해주듯 이종범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타력이 턱없이 모자란다.

타선에서 이종범의 공백은 파이팅 넘치는 송구홍이 메운다.

데뷔 2년차인 92년 20 - 20 (홈런 - 도루) 클럽에 가입한 송구홍은 승부근성과 빠른 발, 찬스 포착력이 뛰어나 1번타자로서 손색이 없다.

다만 개성이 강한 팀 분위기에의 적응 여부가 변수다.

확실한 신인이 보강되지 않았으나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이던 이대진.김상진.임창용으로 이어지는 마운드의 젊은 삼총사가 건재하다.

어느팀도 만만히 볼 수 없는 근거다.

김창희.장성호 등이 주축으로 성장했고 베테랑 김정수.이강철의 리더십도 다른 팀에 비해 강점이다.

해태는 투수들이 대만 전지훈련을 끝내고 6일 귀국, 14일부터 다른 팀과의 훈련경기를 시작한다.

김응용 감독의 '잇몸 야구' 가 'V10' 의 신화를 이룬다고 해도 아무도 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96년 선동열이 빠진 '꼴찌 후보' 해태가 정상의 축배를 들었던 것처럼.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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