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자·명문대 졸업자, 직업전문학교에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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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대학진학을 포기한 고졸자가 단기간 취업교육을 위해 주로 입학했던 직업전문학교에 대졸 미취업자와 중년 실직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2일 서울시가 설립해 위탁 운영중인 서울시립기능대학 직업훈련과정을 비롯 서울종합.한남여자.상계.엘림등 5개 직업전문학교에 따르면 1일오후까지만 6개월.1년.2년 과정에 모두 1만2천여명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종마감일 (2일) 을 앞두고 이미 모집정원 (2천4백70명) 의 5배에 달하고 있는 숫자다.

지난해의 경우 5천5백여명이 지원했었다.

40명 정원인 서울종합직업전문학교 6개월 과정의 조리과에는 6백여명이 몰려 경쟁율이 15대1을 넘었으며 한남여자직업전문학교 미용과도 80명 모집에 7백여명이 몰리는등 대부분 과정이 5대1을 웃돌았다.

특히 지난해까지는 고졸자가 절대다수를 차지했으나 IMF체제이후 응시자 인적구성에도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학교 관계자들은 "응시원서를 체크해본 결과 대졸자만 30%를 넘었으며 이중에는 서울대.연대.고대.이대등 세칭 일류대학 졸업생들이 상당수 끼어 있었다" 고 전했다.

고학력자일수록 학력을 숨기려는 경향이 강해 실제 대졸자는 40%정도로 추산된다는 것. 또 10대 후반이 주류이던 지난해와는 달리 20대후반은 물론 40~50대 중년 실직자들도 실업급여 증명서등을 첨부해 원서를 접수시켰다.

이처럼 직업학교에 지원자가 폭증한 것은 '고실업시대' 에도 단기간에 체계적인 직업교육을 받을수 있는 데다 1백%에 육박할 정도로 취업율이 높기 때문이라는게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김관종·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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