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서리체제]한나라당…김종필지지 의원 속속 반대 합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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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결전을 앞두고 아침 일찍부터 중진협의회, 총무단.상임위 간사단 연석 조찬회동을 잇따라 갖고 본회의 최종전략마련에 부심했다.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거사 직전 일탈을 막기 위한 행동통일을 다짐했다.

이날 의총은 지금까지의 의총과 달리 김윤환 (金潤煥) 고문.김덕룡 (金德龍) 의원.신상우 (辛相佑) 의원 등 계파 중진들과 현경대 (玄敬大) 의원 등 과거 김종필 자민련명예총재의 총리 임명동의안에 찬성입장을 밝혔던 의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계파 중진들 및 평소 당론과 배치된 의원들이 "당론 관철" 을 외치자 장내는 숙연했으며 간간이 박수소리가 새어나기도 했다.

특히 JP총리 찬성을 주장하며 기자회견까지 했던 玄의원의 발언에는 박수가 다섯번이나 계속되기도 했다.

첫 발언에 나선 7선의 신상우의원은 "여당은 무기명 비밀투표를 하면 일부가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정정당당한 방법을 통해 승리를 거두자" 고 포문을 열었다.

김윤환고문은 "당인이자 조직인으로서 개인적인 문제가 있다고 해도 부결시켜야 한다" 고 주장했다.

김덕룡의원은 "3金반대의 당론 위에 있는 한나라당은 당연히 임명을 거부해야 하며 부결만이 그동안 우리에 대한 여당의 회유.협박을 일거에 깨뜨리는 것" 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팡이에 의지해 연단에 선 정재문 (鄭在文) 의원은 "야당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나. 뭉치지 못하면 어려움이 가중된다" 고 말했다.

현경대의원은 "과거 찬성의사를 표시할 때도 당론 결정에 따르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며 "당론이 결정된 이상 반드시 관철시켜야 하고 당의 존립은 오늘 투표에 달려있다" 고 외쳤다.

이중재 (李重載) 고문은 "6대때부터 金명예총재와 원내생활을 같이 해 부탁과 설득이 끊이지 않았다" 며 "정도 (正道) 로 나아가도 인준안은 부결될 것" 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나선 이한동 (李漢東) 대표는 "JP총리 인준을 부결시키는 것만이 당의 존립과 지자제 승리, 2000년 총선의 승리 기반을 굳히는 것" 이라고 말했다.

○…오전 고위당직자회의에선 조순 (趙淳) 총재가 먼저 의견을 내고 중진들이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趙총재는 당소속 의원들과의 전화접촉 결과를 소개하며 "무기명 비밀투표를 해도 승산이 있다" 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기택 (李基澤) 고문이 "아예 이번에도 표결에 응하지 말아야 한다" 며 강경책을 주장하고 일부 중진들은 "무기명 비밀투표가 당론을 효과적으로 성취할 수 있는 방법인지 의문" 이라며 철저한 당론 관철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李고문은 특히 김수한 (金守漢) 국회의장이 무기명 비밀투표의 해석을 놓고 당론에 배치되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 "당인으로서 명백한 해당행위를 했다" 면서 징계위 회부 얘기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일 (金浩一) 부총무는 "10명 이내의 의원이 '요주의 특별관리대상' 으로 파악됐다" 며 "마지막까지 설득작업을 벌이겠지만 실패하면 본회의 불참도 권유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무기명 비밀투표를 수용한 데에는 지도부와 총무단이 나름대로 표를 계산한 결과라는 후문. 한나라당은 재적의원 2백94명중 2백91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그럴 경우 JP총리 통과에 필요한 과반수는 1백46표. 그래서 여권이 JP 동의를 받기 위해선 최소한 17표 이상의 한나라당 이탈표가 필요한데 자체적으로 점검해본 결과 15표 내외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분석했다.

김진·채병건·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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