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욱 전사정비서관, 이회창·이인제씨 등 계좌뒷조사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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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 비자금 계좌추적을 주도한 청와대 배재욱 (裵在昱) 전 사정비서관이 지난해 이회창 (李會昌).이한동 (李漢東) 씨 등 당시 신한국당 경선후보 9명과 이인제 (李仁濟) 국민신당 대통령후보 본인 및 가족 은행계좌도 추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대검 중수부에 따르면 裵전비서관은 지난해 봄 경찰청 조사과 및 은행감독원 직원들을 동원, 신한국당 경선출마 의사를 밝힌 9명의 후보들에 대한 계좌를 추적했으며 대선후보가 압축된 뒤에는 국민신당 李후보 등의 계좌도 뒤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95년에는 당시 민자당을 떠난 김종필 (金鍾泌) 씨에 대해서도 계좌추적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관계자는 이와 관련, "金대통령 비자금과는 달리 재산파악 차원에서 1~2개월간 조사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장광근 (張光根) 부대변인은 28일 "李명예총재의 계좌에 대한 뒷조사를 했다는 것을 검찰이 언론에 흘리는 것은 마치 李명예총재에게 약점이 있는 것처럼 비치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의 우려가 있다" 고 지적했다.

국민신당 김충근 (金忠根) 대변인도 "검찰은 裵전비서관을 즉각 구속수사해 대선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해 특정후보를 돕기 위해 경쟁자들을 불법 뒷조사한 정치공작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 고 주장했다.

김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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