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연, 돈 받아 쓴 사실 인정 … 사용처도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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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의 관계자들이 배달된 대형 택배물을 옮기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대검 중수부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12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 축하금이나 대선 자금은 수사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정치인들을 추가로 구속할지는 모든 조사를 마친 뒤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홍 기획관과의 일문일답(※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가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나.

“그렇다.”

-사용처는 모두 확인했나.

“그렇다. 사용처에 대해서는 권양숙 여사 재조사를 앞두고 있어 밝히기 부적절하다.”

-돈은 어떤 방식으로 송금받았다고 하나.

“미국에 있는 지인의 계좌를 통해 한 번에 받았다. 정연씨가 다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정연씨가 돈 받은 사실을 어떻게 확인했나.

“태광실업의 홍콩법인인 APC를 통한 자금 흐름을 계속해서 살펴보고 있던 중 정연씨 측으로 돈이 간 사실을 지난주 확인했다. 주말에 박 전 회장과 정상문 전 비서관에게 진술을 확보했다. 11일 오후 2시 정연씨 부부를 소환해 조사한 뒤 밤에 돌려보냈다.”

-박 전 회장과 정 전 비서관은 100만 달러를 건넬 때와 비슷한 역할을 했나.

“박 전 회장은 100만 달러를 건넨 후 추가로 요구해서 줬다고 진술했다. 정 전 비서관은 그 과정에서 중간 고리 역할을 했다.”(※노 전 대통령 측은 100만 달러 이외의 돈을 요구한 적이 없으며, 정연씨에게 간 돈도 100만 달러 중의 일부라고 주장)

- 자료 확보한 지 한 달이 넘었고 계좌주만 바뀐 사항인데도 확인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나.

“그 정도로 오래 걸린다. 수사에서 쉽게 되는 게 어디 있나.”

-노 전 대통령이 알고 있었나.

“그게 원초적인 건데 조사 중이다.”

-노 전 대통령 재소환하나.

“권 여사 조사한 뒤 보자.”

-전혀 없는 건 아닌가.

“말할 단계 아니다.”(※재소환 가능성 있다는 얘기)

-계좌주도 불러 조사했나.

“미국에 있어서 전화상으로 확인했다.”

-계좌주가 국정원 등 공무원 신분인가.

“아니다.” (※노 건호씨 미국 유학 때 국정원 직원이 ‘거주지 인근의 치안이 불안하다’며 새집을 물색한 적이 있음)

-권 여사의 동생 권기문씨가 자금 세탁에 개입했나.

“아니다.”(※권기문씨는 은행원 출신이다.)

-지금까지 박 전 회장에게서 노 전 대통령 측으로 건너간 돈이 600만 달러라고 밝혀졌다. 수십만 달러가 추가되면 앞으론 700만 달러로 써야 하나.(※정연씨에게 건너간 돈이 50만 달러가 넘느냐는 뜻)

“계속 600만 불로 유지를 하는 게 좋겠다.”

-천신일 회장과 박 전 회장의 자금 거래를 살펴보고 있는데, 그 범위는 어떻게 되나.

“검찰 수사에서 자금 추적의 범위는 관련 혐의의 공소시효와 관계가 깊다. 또 수표의 보관 기관 등에 근거해 자금 추적이 언제까지 가능한지 역시 중요하다.”(※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적용할 수 있는 알선수재죄의 공소시효는 5년이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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