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페라 50주년 기념축제 명작 하이라이트 총집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한국인이 주축이 돼 상연한 국내 최초의 오페라는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의사 출신 테너 이인선 (李寅善) 이 창설한 조선오페라협회가 국내 오페라단의 효시다.

48년 1월16일부터 5일간 오후1시와 6시30분 두차례 서울 시공관에서 '춘희 (椿姬)' 라는 일본식 제목으로 막이 올랐다.

당시 난방시설이 없어 성악가들은 무대 뒤 숯불화로에 몸을 녹여가며 노래를 불러야 했고 연기와 냄새로 곤욕을 치렀다.

그로부터 꼭 50년의 세월이 흘렀다.

'한국오페라 50주년 기념축제' 는 국.공립.민간 오페라단장 등 성악계의 원로와 중진이 오페라 50년을 자축하고 미래를 다짐하며 펼치는 갈라콘서트. 4월1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50년간 국내무대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온 '피가로의 결혼' '사랑의 묘약' '라보엠' '카르멘' '리골레토' '세빌리아의 이발사' 등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진다.

또 국내 최초의 창작오페라인 현제명의 '춘향전' 하이라이트와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 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특히 '라 트라비아타' 는 주요 장면을 원로.중견.장년 그룹이 배역을 이어받는 릴레이식으로 진행하는 이색 무대. 이날 공연에는 50년전 첫 무대에서 비올레타역으로 출연했던 소프라노 김자경 (金慈璟) 과 조역으로 맡았던 바리톤 황병덕 (黃柄德).베이스 오현명 (吳鉉明) 이 출연해 눈길을 끈다.

합창단과 주역가수를 포함, 약 1백여명이 출연하는 매머드급 무대로 오페라 무대에서 잔뼈가 굵었던 김덕기.박은성.홍연택.임원식이 차례로 지휘봉을 잡고 공연중 원로 성악인 및 공로자에 대한 시상 순서도 곁들여진다.

기념축제 추진위는 또 올해중 음악평론가 한상우의 책임집필로 '한국오페라 50년사' 를 발간하고 다음달 13일께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오페라의 나아갈 방향과 과제' 라는 제목의 심포지엄도 갖는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