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아랍·터키 "이라크 공격반대" 미국 군사행동 발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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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라크 공격을 위한 미국의 준비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라크 8개 대통령궁 시설의 성격규정을 위한 유엔사찰단의 현지 실사작업이 16일 시작되고 아랍권의 군사행동 반대 움직임도 적극화되는 등 이라크 사태가 고비를 맞고 있다.

미국은 15일 공격력 보강을 위해 F - 117 스텔스 전폭기 6대를 서남아시아에 추가 배치, 무력응징 의지를 다시 강조했다.

샌디 버거 미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도 이날 미 NBC방송의 '언론과의 만남' 프로에 출연, "미국은 이라크의 대량 파괴무기 생산능력을 없애기 위해 시일을 두고 지속적인 공격을 가할 것" 이라며 공격의지를 거듭 밝혔다.

버거 보좌관은 또 "군사작전의 공격 목표에는 대량 파괴무기 시설 뿐아니라 이라크의 대규모 재래식 군사력도 포함된다" 면서 "미국은 주변국을 위험하게 만드는 이라크의 힘을 제거할 것" 이라고 이번 작전의 성격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미국은 이라크 군사공격을 둘러싼 유엔 안보리 표결에서 중국의 협조를 얻어내기 위해 중국에 이라크 무기기지 항공촬영 사진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집트.요르단 등 아랍국 의회대표단 11명은 15일 바그다드에 도착, 미국의 군사행동 반대 및 이라크 지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고 러시아.터키도 미국의 군사행동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다시 밝혔다.

한편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지시에 따라 15일 바그다드에 도착한 유엔 무기사찰단은 16일 이라크가 사찰활동을 제한해 논란을 벌이고 있는 8개 대통령궁 시설의 성격을 명확히 하기 위한 현지 조사작업에 들어갔다.

적극적 사태해결 노력을 주문받고 있는 아난 총장은 16일 오후 빌 리처드슨 미 대사를 포함,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 특사회의를 주재하며 회의결과 미국측의 타협의사를 확인하는데 따라 17, 18일께 이라크 방문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유엔 소식통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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