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소요 비상걸린 교민대책…주재원 전원 철수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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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인도네시아내 소요사태가 한 달 이상 계속되자 인도네시아내 한국교민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아직까지는 시위대의 공격대상이 화교들에게 집중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한국교민들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대사관은 16일 현지교민들을 대상으로 외출.주거거주.소요발생시 행동요령을 담은 안전수칙을 통보했다.

이 안전수칙에서는 ▶늦은 밤 외출 및 유흥가 출입 자제▶값비싼 장신구나 현금 과다보유 금지▶중국인 밀집지역 출입금지 등을 당부하고,가급적 자기차량을 이용할 것과 차량에는 한국마크 (태극마크.2002년 월드컵 마크) 를 부착하는 한편 차량문을 꼭 잠그도록 일러 놓고 있다.

특히 현지인들과의 말다툼이나 싸움은 절대 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내 교민 1만5천명 가운데 1만3천명이 수도 자카르타에 살고 있어 대다수 교민들은 아직 현실적 위협은 받지 않는 상태다.

또 자카르타내 한국대사관이 15일 긴급 확인한 바에 따르면 동서부 자바 등 인도네시아 전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교민들도 아직은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곳에 진출한 국내기업이 맡은 건설공사가 상당부분 중단됐으며 대림산업 등 4~5개 업체는 이미 철수했다.

또 현지 자동차공장 설립을 추진해 온 현대자동차도 최근 관련프로젝트를 중지하고 30~40명의 인력을 철수시켰다.

이밖에 삼성물산은 직원들의 출퇴근시간을 1시간씩 앞당겼으며 삼성전자.LG전자는 현지의 내수 급감으로 생산라인 가동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이들 업체는 시위사태가 악화될 경우 주재원을 모두 싱가포르 등 인접국가로 철수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자카르타 = 진세근 특파원·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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