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북대화, 논의 여지조차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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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북한이 “남북 대화는 논의의 여지조차 없다”고 9일 밝혔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한국 정부의 북한 인권문제 제기를 “공화국(북한)에 대한 존엄과 체제에 대한 전면 부정, 전면 도전”이라며 “우리를 공공연히 중상모독하고 노골적으로 부정해 나선 조건에서 북남 사이의 대화에 대해서는 논의할 여지조차 없다”고 말했다.

조평통이 문제 삼은 것은 제성호 인권대사의 ‘탈북자 정착촌 건설’ 발언과 ‘방미 시 탈북자 및 현대아산 직원 억류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한 허철 외교통상부 평화외교기획단장의 발언 등이다. 조평통은 북한의 대남 대화기구다. 조평통이 이 같은 담화를 발표한 것을 놓고 “이번 주 중 열릴 것으로 보이는 남북 개성 접촉을 앞두고 의제를 한정하기 위한 공세성 담화”라는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남한과 다시 만나더라도 북한이 지난달 21일 통보한 북측 근로자의 임금인상과 토지 사용료 조기 부과 문제에 한해서만 대화와 협상을 하겠다는 뜻을 내보인 것이란 해석이다. 북한 당국이 억류하고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씨 문제 등에 대해 한국 정부가 면담과 석방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이란 얘기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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