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고합텍스타일,구조조정 위해 노조 경영에 참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울산의 한 기업이 구조조정을 위해 노조를 경영에 참여시켰다.

염색 전문업체인 고합그룹 계열 ㈜고합텍스타일 (공장장 이병문.울주군온산읍학남리) . 이 회사 노사는 지난 6일 오전 본관 2층 회의실에서 사원 50여명과 협력업체 직원 등이 참여한 가운데 '비상대책위원회' 발족식을 가졌다.

사용자측의 관리차장.생산과장.영업대리, 노조측의 위원장.문화체육부장.회계감사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 (비대위) 를 통해 구조조정을 단행, 경영난을 극복키로 한 것이다.

비대위는 앞으로 ▶생산량 등 생산계획에 관한 사항 ▶생산에 필요한 인력조정 (전환배치.해고.명예퇴직 등) ▶2~3교대 등 근무형태와 시간조정 ▶징계의결 (최종결정은 사장) 등을 하게 된다.

비대위를 노사동수로 구성, 노조의 동의없이는 구조조정이 불가능하게 한 것이다.

단체협약에서 징계위원회를 노사동수로 구성, 노조의 일부 경영참여를 인정한 회사는 있다.

그러나 생산.인력.근무시간 조정등 구조조정에 노조를 직접 참여시키는 것은 드문 일이다.

노사는 오는 3월30일까지 두달간 비대위를 운영, 그 결과가 좋으면 노사협의를 통해 비대위 운영기간을 연장키로 했다.

회사 전명서 (全明瑞.42) 관리차장은 "경영 일부에 노조를 참여시킴으로써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다는 게 비대위 설립 목적" 이라고 말했다.

94년 문을 연 이 회사 (연간매출50억원) 는 환율인상 등 영향으로 현재 50억여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설립당시 직원이 2백여명이었으나 지금은 50여명으로 줄었다.

울산지방노동사무소 서윤종 (徐允鍾.37) 감독관은 "단체협약과 관계없이 경영에 노조를 참여시킨 경우는 국내에서 극히 이례적인 일" 이라며 "IMF체제 아래에서 노사간 위기극복을 위한 좋은 모델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울산 = 황선윤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