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경제선생님] 물가와 용돈 연관 짓게 해보세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이달부터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됐습니다. 서울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따라 수도권 버스와 지하철요금은 각각 14%와 25%나 올랐습니다.

물가 인상이 가정경제에 주름살을 주듯, 교통요금 인상이 어린이들 용돈을 압박하는 요인은 아닌지 살펴봐야겠습니다.

우선 교통비가 용돈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봐야겠죠. 교통비 비중이 클수록 교통비 인상은 어린이들에게 더 부담을 주겠지요.

어린이에게 요금 인상으로 자신의 교통비가 얼마나 더 늘어나는지를 따져보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구체적 계산을 해서 자기 용돈을 인상하는 근거를 만드는 경험을 가르치는 거지요. 주먹구구식으로 용돈을 올리는 게 아니라, 뚜렷한 근거가 있을 때에 올린다는 원칙을 일깨워 주는 거죠. 이런 일을 통해 아이들은 뉴스로만 듣던 물가 인상이 실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자연스레 알게 될 겁니다. 중요한 경제 뉴스를 그냥 흘려듣지 않게 될지도 모릅니다.

만약 아이가 걸어서 통학하거나, 교통비가 별로 들지 않는 경우에는 굳이 교통비 인상분을 용돈에 반영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다른 물가상승 요인 중 아이들 소비생활과 관련해 부담이 되거나 현재 용돈으로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를 스스로 짚어보게 하는 게 어떨까요.

이런 기회를 아이들 용돈을 점검하는 계기로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씀씀이와 용돈 금액에 다소 괴리가 있었다면 차제에 구조적으로 용돈의 규모와 지급방식 등을 바꿀 필요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전적으로 어린이와 상의해 하는 게 좋습니다. 어린이들은 자신의 요구가 다 수용되지 않더라도 부모님과 자기 용돈을 조정해보는 경험을 통해 용돈을 더 효율적으로 쓰는 이유와 방법을 알게 될 것입니다.

또 교통비 인상과 같은 소비생활 변화 요인을 적절하게 부모가 알고 반영해 줄 때 아이는 훨씬 현명하게 용돈을 관리할 것입니다.

김인숙 소비자보호원 선임연구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