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분쟁 파고 높은 현해탄 현지르포…"마찰없이 잘지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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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7일 오전9시20분쯤 일본 오도열도 서쪽 15마일 해상. 조업중인 40t급 갈치 줄낚시어선 '경양호' 곁으로 어디서 왔는지 일본수산청 소속 감시선 (海星丸.5백t) 한 척이 나타났다.

이 감시선은 '경양호' 주변을 한바뀌 휙 돌고 20여m 거리에 멈춰섰다.

이에 우리 어업지도선 무궁화 20호 (5백t) 도 현장으로 서서히 다가갔다.

일본 감시원의 얼굴이 훤히 보이는 지척의 거리다.

순간 시퍼런 물결 위로 팽팽한 긴장이 흘렀다.

어업지도선 김승련 (金承鍊.55) 소장이 무전을 날렸다.

“어업협정 파기 탓에 양국관계가 불미스럽게 됐다.

어업협정이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

이에 일본 감시선으로부터 화답이 흘러나왔다.

다소 의외 (?) 지만 다나카 (田中) 감독관은 “물론 우리도 옛날처럼 마찰없이 잘 지내길 바란다” 고 맞장구쳤다.

10여분후 감시선은 시끄러운 엔진소리를 내며 사라졌고 우리 긴장도 풀렸다.

이날 오후 쓰시마섬 해역에서 만난 '제103 고려호' (42t) 윤정식 (尹正植.47.경남사천) 선장은 “어협협정 파기이후 분위기가 살벌해졌다.

일본 소형어선들이 낚시나 어구를 찢고 달아나는 일도 잦다” 고 말했다.

홋카이도~쓰시마섬~오도열도에 이르는 서일본해역은 장어.오징어.갈치.가자미 등이 잘 잡히는 황금어장이다.

하지만 이같은 '평화속 불안' 때문에 우리 어선도 많이 철수해 요즘은 80여척만 조업중이다.

쓰시마섬 해역 무궁화20호 선상에서=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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