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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 ‘르누아르의 여인들’은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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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격식을 따지지 않아 흥겹고 유쾌한 ‘시골 무도회’(사진). 그림 속 여인은 관객을 향해 눈부신 미소를 보낸다. 후에 화가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의 부인이 된 알린 샤리고다. 르누아르 그림 속 여인들은 일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멈춰 있는 듯하다. 인상파 화가 르누아르는 아름다운 여인을 사랑한 화가였다. 그림 속 여인들은 행복한 얼굴로 풍만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5월 28일부터 9월 13일까지 서울 서소문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행복을 그린 화가: 르누아르’전에 이 여인들이 모였다. 유화 71점과 드로잉·판화 등 종이작품 47점, 총 118점이 나오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시골무도회’ ‘그네’ ‘햇살 속의 누드’ 등 대표작 13점을 빌려온 것을 비롯해 미국 워싱턴 내셔널갤러리, 일본 도쿄 후지 미술관 등 세계 40여곳 미술관 및 개인 소장품을 모았다.

19세기말과 20세기초 를 살았던 대가들 가운데 르누아르는 ‘비극적 주제를 그리지 않은 유일한 화가’라고 일컬어진다. 그는 “그림은 즐겁고 유쾌하고 예쁜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삶의 기쁨과 환희를 넘치는 빛과 색채로 나타냈다.

“그림은 사람의 영혼을 맑게 씻어주는 환희의 선물이어야 한다”고 했던 르누아르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전시는 8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일상의 행복’ ‘가족의 초상’ 섹션에서는 “일생은 끝없는 휴일”이라고 했던 그의 말이 떠오른다. 대표작 모음이라 할 ‘여성의 이미지’ ‘욕녀(浴女)와 누드’는 빼놓지 말고 보아야 할 이번 전시의 핵심이다. 이밖에 르누아르 작품의 80% 이상을 거래한 화상 뒤랑-뤼엘·베르넴-전느·볼라르와의 관계가 드러난 ‘르누아르와 화상들’, 르누아르보다 한 세대 젊은 후기 인상파 작가로 노화가의 말년을 화폭에 담은 ‘알베르 앙드레가 본 르누아르’도 대가를 보는 독특한 방식으로 안내한다.

전시작 총 보험가액은 약 1조원. 전시를 기획한 서순주 씨는 “국내 첫 르누아르 회고전으로, 전시작 중 12점은 9월 말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리는 르누아르 회고전으로 옮겨진다. 같은 장소에서 1985년 열렸던 르누아르전에는 프랑스 미술 전시 사상 최다 관객인 79만명이 몰렸다”고 말했다. 입장료 성인 1만2000원, 어린이 8000원. 1577-8968.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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