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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히든 챔피언 공통점은 3C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벤처기업인 아이디스는 1997년 창업한 뒤 영상저장장치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흐름에 맞춰 디지털 비디오 레코더(DVR) 개발에 매진했다. 첫해부터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지금은 GE(제너럴 일렉트릭)·소니·마쓰시타 등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을 누르고 DVR업계 세계 1위에 올라섰다. 매년 30%가 넘는 고성장을 지속해왔다. 김영달 사장은 “전체 직원의 45% 정도가 연구개발 인력이며 석·박사학위를 가진 연구원이 45%에 이른다”고 말했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기업이지만 세계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인 기업들이 많다. 독일의 석학 헤르만 지몬은 이들을 ‘히든 챔피언’이라고 부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7일 ‘사례로 보는 한국형 히든 챔피언’ 보고서를 통해 이들 기업을 소개했다. 공통점으로 창조적 기술(Creative Technology), 집중화(Concentration), CEO의 솔선수범 등 3C를 들었다.

가정·사무용 금고를 제작하는 선일금고제작은 1973년부터 36년간 오직 금고만 연구·개발해 왔다. 매출액의 80% 이상이 80여 국에 수출한 대금이다. 창업자인 고 김용호 회장은 고물상에서 산 고장 난 금고를 해체하고 조립하기를 수십 번씩 반복해 기술을 배웠다. 독일과 일본의 금고회사까지 찾아가 하루에 햄버거 하나로 끼니를 때우며 선진기술을 익히기도 했다. 초정밀 파스너(fastener, 볼트나 너트 등 공업용 이음장치) 제작기업인 서울금속 역시 81년 설립 후 28년간 한 우물만 파온 기업이다. 나사가공기술 관련 특허 등 산업재산권을 24건이나 보유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 유명 대기업 제품에 이 회사의 파스너가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다. 굴착기 부품 전문 업체인 대모엔지니어링은 40여 개국에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으며 매출액의 65%를 수출에서 올린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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