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수표 비상…컴퓨터로 손쉽게 위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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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10만원권 위조수표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14건.1백82장이었던 위조사건이 올들어 한달동안 벌써 5건.40장에 이르는 등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까지 단 한명의 범인도 붙잡히지 않고 있으며 경제난을 틈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업소에서는 자기앞수표를 받지 않는 등 신용사회의 한 축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발생현황 = 지난달 2일 서울오금동 화장품가게에서 30대 남자가 복사수표를 사용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서울.전주 각 12장, 광주 10장 등 영남지역을 제외한 전국에서 40장의 위조수표가 발견됐다.

범인들은 슈퍼마켓.여관.담배가게 등에서 1만~3만원어치 물건을 구입한 뒤 거스름돈을 챙기는 수법을 쓰고 있다.

사용시각은 은행업무가 끝난 오후5~오전9시에 집중됐다.

◇ 위조수법 = 지난해에는 전체의 90.1%인 1백65장이 컬러복사기로 복사한 것이었으나 올해는 40장 모두 컴퓨터 스캐너로 위조된 것. 컬러복사기는 1대에 2천만원이 넘지만 스캐너는 50만원정도면 갖출 수 있고 성능도 비슷해 사용이 늘고있는 것으로 경찰은 분석하고 있다.

◇ 파장 = 자기앞수표 사고가 잇따르자 상당수의 편의점.여관 등에서는 아예 수표를 받지 않는다.

서울종로4가 편의점 바이더웨이 金상철 (29)점장은 "수표 진위를 가리기 어렵고 사용자가 밝힌 신원도 확신할 수 없어 수표는 아예 받지 않는다.

매출이 떨어져도 할 수 없다" 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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