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현재 빚만 48억원"…스캔들 변호사비 눈덩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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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차츰 섹스 스캔들의 궁지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또다른 문제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돈 때문이다.

자신의 스캔들을 변호하는 엄청난 비용을 충당하느라 버거운 상태다.

화이트워터 부동산비리사건 변호에서 빚진 돈만 무려 3백만달러 (약 48억원) 나 된다.

이는 케네스 스타 검사가 이 사건을 수사하느라 쓴 연방재원 3백50만달러에 버금가는 액수. 폴라 존스 스캔들.르윈스키 스캔들까지 합치면 내야할 변호사 수임료는 가히 천문적이다.

우선 대통령 대표변호사인 로버트 버닛이 받는 수임료만 해도 시간당 4백75달러. 급거 동원된 미키 캔터 전 상무장관도 변호사로서 만만치 않은 수임료를 챙긴다.

버닛과 캔터 모두 처음엔 무임봉사를 제의했지만 정치적 논란을 우려한 백악관은 이를 사양했다.

클린턴측은 94년 '대통령 변호기금' 을 만들어 정치헌금처럼 기부금을 받아 변호비용을 충당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정치헌금에 얽힌 잡음이 커지자 지난해말 기금의 문을 닫고 말았다.

어쩔 수 없이 클린턴은 자신의 법률고문이자 친구인 브루스 린지를 내세워 새로운 변호비용 모금방법을 모색중이다.

클린턴이 변호비용을 다소 절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소당하지 않는 것. 대통령은 기소당하지 않을 경우 그동안 들어간 변호비용의 일부를 연방정부로부터 되돌려 받을 수 있다.

워싱턴 = 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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