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성장률양보, 금리는 낮추기로…정부, IMF와 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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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정부와 국제통화기금 (IMF) 은 2일 금리와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등 올해 각종 거시경제 목표를 재조정하기 위한 협상에 착수했다.

금리를 낮추는 대신 경제성장률은 하향조정하고 물가상승률도 현실에 맞게 당초 합의된 수준보다 약간 높이자는 게 정부 방침이다.

재정경제원 정덕구 (鄭德龜) 제2차관보와 진영국 (陳永郁) 금융정책과장 등 정부 관계자들과 IMF의 휴버트 나이스 국장 등 협의단 관계자들은 이날 낮 서울 시내 모 호텔에서 오찬을 갖고 거시경제지표 조정 등에 대한 공식 논의에 들어갔다.

재경원은 한국의 단기외채 만기연장을 둘러싼 뉴욕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된데 맞춰 국내 고금리 구조도 낮출 수 있는 제도적 수단을 강구할 수 있도록 허용해줄 것을 IMF측에 요청할 방침이다.

우선 현재 30%에 육박하고 있는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 (RP) 입찰금리를 10%대로 대폭 낮춰 시중 실세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그러나 나이스 단장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현재의 고금리 구조가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주장이어서 고금리 조정문제를 놓고 상당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이와 함께 양측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지난달초 합의한 1~2%보다 1%포인트 정도 낮추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실업률도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은 또 9% 안팎으로 정했던 물가상승률 목표도 두자릿수로 높이는 방안을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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