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에너지 낭비 연간 360억원…열량계, 트나 안트나 난방비 똑같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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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열량계 사용이 의무화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지켜지지 않아 아파트의 에너지낭비가 계속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전국 3백60만아파트가구중 80여만가구가 난방시설을 켜둔채 장기간 집을 비우는가 하면 실내가 더워져도 열공급밸브를 잠그기보다 창문을 열어 온도를 낮추고 있다는 것. 난방에너지 사용량과 무관하게 평형별로 난방비를 내는 탓에 절약해도 실익이 없기 때문. 이렇게 허실되는 경유량은 연간 5천4백10만ℓ (3백60억원 규모)에 달한다.

중앙난방식인 인천 삼익 세라믹아파트 60평에 거주하는 이기원 (55) 씨는 “식구가 적어 빈방의 밸브를 잠가도 이웃과 요금이 똑같이 부과되니 누가 일일이 밸브를 잠그겠느냐” 고 불평했다.

열량계가 아예 달려있지 않은 아파트는 지역난방식 아파트 총 70만가구중 12만6천여가구와 중앙난방식 아파트 72만가구의 거의 대부분. 열량계가 설치돼 있는 아파트에서도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아 전체 난방에너지의 약 15%가 열어놓은 창문 등으로 허실되고 있다.

주택건설기준에 대한 규정은 89년 7월 이후 열량계를 의무적으로 부착하도록 돼 있으나 열량계 미부착이나 미작동에 대한 처벌규정은 미흡한 실정이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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