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 몰아 닥친
음력 세수 입니다
별빛도 숨을 죽인
칠야 삼경입니다
나무들
간간 벼랑에
발가벗고 섰습니다.
깊은 단잠 속에서
벼락이 쳤습니다
귀에 선 이름의
한파가 쳤습니다
나무들
가시관 쓰고
형벌하여 썼습니다.
눈 얼음 밟지 않고
어느 봄이 오더이까
어둔 재 넘지 않고
어느 해가 솟더이까
한 발짝
물러서 보면
크게 도는 톱니바퀴.
이제 며칠 뒤면
무인년 입춘 절기
처마 밑 언 땅 뚫고
수선이 돋을 게고
그 새싹
닮은 부리로
새 홰 닭이 울 겁니다.
새날 여는 닭울음은
이웃 마을 이웃 나라
기류 타고 파문 타고
동그라미 그리면서
하늘 끝
땅끝 끝까지
울려 퍼져 갈 겁니다.
장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