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후의 SAT 정복기 ⑧ 외국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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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2(Subject Test)에는 총 12개 과목의 외국어 시험이 있다. 스페인어·프랑스어·독일어·이탈리아어·라틴어·히브리어·한국어·중국어·일본어 등 9개 언어가 12개 과목을 구성한다. 외국어 시험이 다른 SAT-2 시험과 다른 점은 듣기 평가를 포함하는 과목이 있다는 점이다. 9개 언어 중 스페인어·프랑스어·독일어는 독해 시험(reading)과 듣기 평가를 포함하는 시험(with listening)으로 나뉘어 세 언어가 여섯 개의 시험으로 나누어진다. 회화가 존재하지 않는 라틴어·히브리어 등 고대 언어와 이탈리아어는 독해로만 구성돼 있으며, 한국어·중국어·일본어 등은 모두 듣기 평가를 포함한다.

SAT-2 외국어 시험은 체감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 우리나라 학생이 영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하듯이 미국 학생은 영어 이외의 외국어를 공부한다. 같은 일본어·스페인어라고 하더라도 한국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제2외국어 수준과 미국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제1외국어의 수준은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또한 상대 평가를 채택하는 SAT 시험의 특성상 중국어·한국어 등 미국 내 교포가 많이 응시하는 시험에서는 백분율이 크게 떨어진다. 국내 외고 재학생이 간혹 전공 제2외국어를 공부한 뒤 응시하는데 타 SAT-2 과목에 비하면 결과가 그다지 좋지는 않다.

SAT-2 외국어 시험은 연중 내내 응시할 수 없기 때문에 준비 과정도 쉽지 않다. 일본어·중국어 등 한국 학생이 많이 응시하는 과목은 듣기 평가를 포함하기 때문에 일 년에 한 번, 11월에만 응시가 가능하다. 듣기 평가를 제외한 스페인어와 프랑스어는 11월을 제외하면 연중 응시할 수 있지만 타 과목은 일 년에 1~2회밖에 기회가 없다. 이 때문에 SAT-2 응시 과목 구성에 외국어가 들어가면 우선 준비 과정이 조금 복잡해진다고 봐야 한다.

외국어 시험과 관련된 질문 중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한국인이 SAT-2 한국어에 응시하면 대학에서 인정해 주는지다. 필자가 몇 년 전에 주요 대학에 모두 연락을 취해 한국인이 SAT-2 한국어 시험 점수를 인정받을 수 있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대학마다 모두 다른 반응을 보였는데, 그중 리드(Reed)대는 필수로 제출해야 하는 SAT-2 점수 중 하나를 쉽게 채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답변을 주었다. 반면에 예일대는 “국적이 한국인이든 미국인이든 SAT-2 한국어 점수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실제 한국인이 한국어 시험을 보는 것은 큰 의미를 주기 힘들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SAT-2 과목 중 하나를 한국어로 채웠음에도 불구하고 코넬·유펜 등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도 종종 있다. 결론적으로 인문·과학 과목에서 자신의 학업적인 역량을 가능한 한 많이 보여주는 것이 좋으나 SAT-2를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거나 SAT-2에서 두 과목을 응시했다는 조건만 채울 학생이라면 SAT-2 한국어 시험을 보는 것도 차선책으로 생각할 수 있다.



권순후(26)씨는

▶SAT 관련 국내 최대 인터넷 카페인 ‘REAL SAT’(http://cafe.daum.net/newrealsat) 총운영자 ▶SERENDI E&C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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