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뉴스] 미국비자발급 요건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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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
오늘도 긴 줄이
하염없이 땀을 흘린다.

식판 받아 한술 뜨는
전경들 호위 받아가며
100m 200m
구경하듯 줄을 선다.

미국이 뭐기에
거기 한 번 가보겠다고
1분 인터뷰에
한나절 땡볕 줄서기
비자받기 운동에
남녀노소 속이 탄다.

유럽연합과 영국.일본
비자 면제국도 많다는데
반세기 동맹국이
안면 바꾸기가 다반사다.

얼마나 안쓰러웠으면
영국 신문이 나섰을까.
파이낸셜 타임스가 쓰길,
"미국 방문객 중
다섯째로 많은 한국인,
한 해 뿌리는 돈이
200억달러인 한국인,
질질 끌고 때로 모욕적인
비자발급 과정을
대부분의 한국인이 겪는다."

그리 어렵게 비자 받고도
미국 땅 들어서면
지문 찍고 얼굴 사진 찍히고.

아쉬운 건 우리니
외국 신문이 혀를 차더라도
또 줄서서 기다려야겠지.

9.11 테러로 무너진
그라운드 제로에 세우는
새 건물 이름이 '프리덤 타워'라.

'자유의 나라' 미국을 찾아
오늘도 광화문 미 대사관 담엔
긴 줄이 늘어선다.

미국은 2001년의 9.11 테러 후 비자발급 요건을 강화했다. 하지만 그 피해는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의 기업인과 여행객이 가장 크게 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지의 최근 보도다.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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