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유난희의 스토리가 있는 명품[9] 크리드 향수

중앙일보

입력

유난희의 스토리가 있는 명품<9> 크리드 향수
유럽 황실이 사랑한 향수

"개인주문에 의한 맞춤 향수독창적 수작업으로 탄생, 재료따라 1억원이상 호가"

 아무리 유명 브랜드라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향수를 뿌린 사람은 개성이 없게 느껴진다. 한때 D브랜드의 남성 향수가 붐을 일으킨 적이 있다. D향수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아주 세련된 남성으로 인식될 정도였다. 하지만 꽤 세련된 남자라고 여겼던 사람이 너도 나도 뿌리던D향수의 향을 풍겼을 때는 ‘그저그런’ 남자로 여겨져 오히려 매력이 반감되곤 했다. 이렇게 향기에 대해 민감한 내가 한 눈에 반한 향수가 있다. 바로 ‘크리드’다.
 
크리드를 처음 알게 된 건 2002년, 런던 여행길에 들렀던해 롯백화점에서였다. 고고하게 자태를 뽐내는 디자인의향수병이 눈에 띄어 발길을 멈췄다. 몇 가지 향을 시향하다가 핑크색 병에 든 향수를 손목에 살짝 뿌렸다. 너무 우아함 향이 마음에 들어 가격을 물으니 우리나라 돈으로 15만원 정도. 다른 향수 가격의 2배가 넘는 고가였다. 아쉽지만 시향만 하고 뒤돌아섰다(2009년 현재는 70ml에 27만원대라고 한다).
 
4년 뒤,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크리드 향수를 다시 만났다. 판매원이 많은 향수들을 내밀었지만 나는 주저 없이 열일곱 소녀의 뺨같이 곱게 물든 핑크색 병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걸로 주세요.”“매장을 오픈한 지 며칠 안됐는데, 고객 대부분이 크리드를 알고 찾아오는 분들이에요. 이미 크리드를 사용해 오던 분들이라 시향할 필요도 없죠.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아서 이쉬웠는데, 수입되어 너무 좋다는 반응들이죠.” 매장 직원의 말이다. 그렇게 다시 만난 크리드 스프링 플라워 향수는 지금은 내 화장대를 지키며 의미 있는날, 내 외출에 동행하는 특별한 연인이 되었다.
 
크리드는 1760년 제임스 헨리 크리드가 영국 런던에 ‘하우스 오브 크리드’라는 향수회사를 설립하면서 시작되었다. 크리드를 사랑했던 빅토리아 여왕은이 향수를 영국 황실 공식 향수로 지정했고, 곧 유럽 모든 황실의 공식 향수로 지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소수만을 위해 만들어지는 크리드는 200여종의 향수들이 독창적인 수작업을 통하여 탄생된다. 향에 대해 탁월한 감각을 지닌 크리드 가문의 6대손 올리비에 크리드(크리드의 회장이자 마스터 퍼퓨머)가 프랑스 전역과 세계 각지를 직접 돌면서 가장 순수한 세계 최고급 재료만을 선별, 향수를 제조하고 있다. 특히 크리드는 개인 주문에 의한 맞춤 향수를 제작하는 것으로 차별화된다.
 
크리드가 1년에 만들 수 있는 향수의 종류는 15종. 개인향수를 제작하기 위해 미팅을 하려 해도 1년 이상 대기해야 한다. 주문한 향수는 개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10L를 공급해주고 5년이 지나면 그 소유권은 크리드사로 이전되어대중에게 소개된다. 맞춤 향수 가격은 재료의 종류에 따라2500만원에서부터 1억 이상이 될 수도 있다. 핑크색병에 담긴 ‘스프링 플라워’는 오드리햅번을 위해, ‘플러리시모’는그레이스 켈리를 위해, ‘로얄 워터’는 다이애나 황태자비를 위해 그리고 ‘튀베로즈 앵디아나’는 마돈나를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 샤론 스톤, 해리슨 포드, 줄리아 로버츠가 개인맞춤 향수를 주문한 상태고 약 2~3년 후에는 그들의 향수를 일반 소비자들도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나만을 위해향수를 제작하는 영광을 누린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화장대 위에서 특별한 향을 내뿜는 크리드 핑크 보틀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그들 덕에 나의 봄날 외출은 한층 로맨틱하고 향기롭다.

▶유난희는 명품 전문 쇼호스트로, 현재GS홈쇼핑에서<명품컬렉션 with 유난희>를 진행하고 있다. 공주영상대 쇼호스트학과 교수. 저서 『명품 골라주는 여자』『아름다운 독종이 프로로 성공한다』등.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