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혁신계획 내용과 반응…김대중당선자측 사재출자등 환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김대중 당선자측의 대기업 개혁 정책 목표가 보다 명료해졌다.

감량 (減量) 을 통한 업종 전문화 유도가 핵심이다.

방법으로 국내기업과 해외기업의 합작, 국내 대기업간 빅 딜 (우량업종중 일부를 대기업끼리 맞교환하는 것.Big Deal) 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기왕에 발표된 일부 기업에 대한 새 정부 고위층의 시각은 차갑다.

21일 오전 金당선자와 자민련 김종필 (金鍾泌) 명예총재.박태준 (朴泰俊) 총재 등 3인이 대기업 개혁에 대한 실망감을 표시한 것과 관련, 한 관계자는 “현대와 LG의 구조조정 노력에 C학점을 준 것” 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중에 이건희 (李健熙) 삼성회장이 2천2백억원대의 사재 (私財) 를 출자하고 전체 계열사를 3~4개 주력업종으로 재편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회의는 반색하고 있다.

“대단한 결심 (金元吉정책위의장)” 이라는 논평도 있었다.

특히 계열사 재편 계획을 높이 평가한다.

비대위 장재식 (張在植) 의원은 “총수의 출자는 구조조정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이고, 주력업종 중심의 재편은 목표에 해당한다” 며 “우리가 바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 이라고 지적했다.

金의장은 나아가 “대기업들이 주력부분을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제시하면 좋을 것” 이라며 타 기업들의 동참을 적극 권유했다.

金당선자의 경제참모들이 구조조정의 구체적 방안으로 제시하는 사례는 두가지. 대우가 미국 GM과 합작, 50억달러를 들여오는 계획에 대해 외환 빈혈 (貧血) 도 해소되고 업종 전문화도 이뤄질 사업이라며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자동차와 현대반도체의 빅 딜 여부도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이다.

또 이런 노력들이 50대 기업의 중복투자를 상당부분 해소하는 촉매가 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럼에도 金당선자측은 '그림' 만 제시할뿐 개입의 인상은 절대 피하고 있다.

혹시 모를 정치적 부담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시도됐던 정부 주도의 업종 전문화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도 작용한듯 하다.

국제통화기금 (IMF) 체제에서는 굳이 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흐름만 적절히 유도하면 풀려 나가리라는 계산도 하고 있다.

김현종·이정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