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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당선자,대기업 구조조정안 강한 불만…총수사재 내놔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20일 "대기업의 개혁은 강도 높게, 철저히,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며 현대.LG그룹의 자체구조조정안에 대한 강도 높은 불만을 표시했다.

박지원 당선자대변인은 "金당선자는 각 기업에 대한 개별적 논평은 하지 않았지만 (재벌의 자체개혁안에 대해) 썩 마땅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고 밝혔다.

金당선자의 이같은 발언은 재벌기업의 자체구조조정안이 노동계와 국민의 요구수준에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들 그룹들의 후속 조정안과 앞으로 발표될 타그룹의 구조조정안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金당선자는 이날 일산자택에서 박태준 (朴泰俊) 자민련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朴총재가 직접 그룹 총수들을 만나 이번만은 적당한 구조조정을 해서는 안되며, 4대 그룹 총수들이 나와 합의한대로 개혁에 노력해 주도록 독려해달라" 고 당부했다고 朴대변인은 전했다.

朴총재는 그 직후 2대 대기업 총수와 전화접촉을 했으며 그들과의 대화내용을 金당선자에게 전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총수들이 과감하게 자기재산을 (기업출자 등 형태로) 내놓지 않으면 노사정 합의가 제대로 되겠는가 하는 것이 당선자의 인식" 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朴총재는 그러나 "재벌들이 구체적 세부개혁안까지 모두 공개하게 되면 해당기업의 근로자나 금융기관.거래처.세무기관 등과의 관계가 대단히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며 '비공개 개혁프로그램' 에 관심을 표했다.

金당선자의 이같은 불만표명에 따라 당선자측은 일단 대기업들의 자율적인 후속조치를 지켜본 뒤 2단계의 강도높은 법.제도적인 개혁유도 정책을 펴나가기로 했다.

2단계의 개혁유도 조치엔 30대 그룹에 대한 은행 신규대출시 오너의 사재 (私財) 출자여부와 출자수준을 대출심사의 제1요건으로 하고, 자구노력을 하지 않은 일부 총수들에 대해서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하는 것 등을 포함한 고강도 내용이 준비되고 있다고 金당선자측의 고위관계자가 밝혔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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