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상민(右)이 KCC 신명호의 수비를 피해 슛을 던지고 있다. 이상민은 이날 3점슛 3개를 성공시켰다. [전주=김민규 기자]
이날의 승부처로 지목됐던 하승진(KCC)의 발목 부상과 칼 미첼(KCC)의 활약 여부가 6차전에서도 양팀의 희비를 갈랐다. 하승진은 25일 열린 4차전 도중 왼쪽 발목을 접질렸다. 하승진의 개인 트레이너 남혜주씨는 “하승진은 키 2m22㎝에 몸무게도 140㎏이나 된다. 다른 선수들이 발목을 다치는 것과는 충격이 다르다”며 “경기에 뛰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지만 꼭 뛰겠다는 본인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KCC 허재 감독도 하승진 때문에 걱정이 크지만 겉으로는 애써 태연한 척했다. 그는 6차전이 열리기 전에 “승진이한테 아픈 건 어떠냐고 묻지도 않았다. 묻는다고 낫는 건 아니지 않나. 원래 큰 경기에서는 아픈 줄 모르고 뛰었다가 이기면 아픈 것도 낫는 법”이라고 말했다.
하승진은 6차전에서 20분 뛰었다. 성적은 10득점·6리바운드였다. 그는 승부처였던 3쿼터에 2득점·1리바운드에 그쳤다. 허 감독은 하승진이 번번이 테렌스 레더에게 득점을 허용하자 3쿼터 도중 그를 빼고 ‘빠른 농구’로 작전을 바꿨다. 하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노련한 삼성은 하승진이 발목 통증 탓에 위력이 떨어지자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특히 주 득점원 레더(36점·7리바운드)의 기가 살았다. 레더는 챔프 4차전까지 하승진을 수비하느라 파울을 쏟아냈고, 공격에서도 애를 먹었다. 하지만 이날은 골밑을 파고들었다가 다음 공격에서는 기습 미들슛을 쏘는 등 하승진의 타이밍을 빼앗는 공격을 했다. 레더는 승부처인 3쿼터에만 11점을 몰아넣었다.
안준호 삼성 감독은 레더의 영리한 플레이를 칭찬하면서 “플레이오프에서 하승진의 활약이 좋았기 때문에 챔프전을 시작하기 전에 ‘하승진 시리즈’라고들 하지 않았나. 그런데 오늘은 레더를 좀 띄워 달라”고 말했다.
전주=이은경 기자, 사진=김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