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내가 해낸다]7.이경수…차기 국가대표 센터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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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역시 물건이야. ” 지난해 9월 CBS배중고배구대회. 대전중앙고 - 인창고의 준결승을 지켜보던 한양대 배구팀 송만덕 감독은 내심 쾌재를 불렀다.

그가 이미 3년전 점찍었던 대전중앙고 센터 이경수 (19)가 혼자 때리고 막는 '원맨쇼' 끝에 팀을 3 - 2승리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성인 남자배구 공격수들의 경기당 평균 스파이크 횟수는 많아봤자 70~80개. 그러나 이경수는 이날 혼자서 1백28개의 스파이크를 터뜨리며 '스카우트 귀재' 라는 송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이경수는 '예정대로' 한양대유니폼을 입고 98한국배구슈퍼리그가 시작된 지난해 12월27일부터 팀 주전센터로 활약중이다.

슈퍼리그 데뷔 겨우 보름째. 그러나 대회에 참가한 2백50명 (15개팀) 의 남자선수중 이경수는 벌써 블로킹부문 5위.B속공부문 9위에 올랐다.

이 기세대로라면 올해 슈퍼리그신인왕은 '떼논 당상' 이며 벌써부터 차기 국가대표팀 센터 '1순위' 란 소리도 들린다.

세계적인 라이트 공격수 김세진 (24.삼성화재) 의 대학 5년후배. 그러나 김세진도 새내기시절 코트 대신 벤치만 지켰음을 감안한다면 이경수의 가치를 알 만하다.

별명이 '유비' .신세대답지 않게 속내를 내비치지 않는 성격이 삼국지의 유비거니와 원숭이처럼 팔이 긴 체형도 유비를 닮았다.

키는 센터로서 보통인 2m.그러나 팔을 머리 위로 뻗치면 한양대 최장신 센터 이영택 (2m5㎝) 보다 손가락끝이 높을 만큼 팔이 길다.

이같은 '유비 팔' 덕분에 이경수는 타점높은 고공강타로 이미 슈퍼리그의 '제공권' 을 장악했다.

아직 속공플레이에 약하고 체력이 처지는 것이 흠. 그러나 타고난 체격조건과 센터이면서도 거침없이 백어택을 소화하는 감각 등으로 이경수는 올해 배구코트의 새 '오빠' 가 될 것이 확실하다.

임용진 기자·사진 = 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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