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당선자,조조 용인술 배웠나…홍콩 성도일보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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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김대중 당선자의 용인술 (用人術) 은 조조 (曹操) 의 용인술?' 홍콩의 성도일보 (星島日報)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사면케 하고 미국 투자가 조지 소로스를 만난 金당선자의 대통령 당선후 최근 행보를 중국 삼국시대를 풍미한 조조의 선견지명 있는 행동에 비견, 기발하다고 보도했다.

성도일보 6일자에 따르면 金당선자는 휴전선 순시, IMF 관계자들과의 회의, 국민들과의 대화 등 당선후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주목받는 행동이었지만 특히 전.노씨 사면과 소로스 회담은 조조 용인술의 현대판처럼 기묘했다.

조조는 동한 (東漢) 말년 화북 (華北) 지역의 패권을 놓고 원소 (袁紹) 와 결전을 벌였다.

이 싸움에서 조조 부하중 한사람이 원소와 내통했다.

그러나 조조는 싸움에서 이긴 뒤 이 내통자를 고발하는 증거물인 편지를 뭇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소각, 없애버렸다.

이에 감읍한 배반자가 이후 목숨을 다해 조조에게 충성을 바쳤음은 물론이다.

金당선자가 한때 전.노씨에 의해 죽임을 당할 뻔했던 일은 만인이 아는 바다.

그러나 金당선자는 그들을 사면했다.

이는 도량있는 행동이거나 또는 단순한 수단에서 나온 것인지 구별할 수는 없다.

하지만 金당선자는 전.노씨를 사면함으로써 비록 이들로부터 충성을 받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이들이 金당선자에게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만큼은 막을 계기를 마련했다.

또 소로스는 좋게 말해 투자가지 나쁘게 말하면 투기꾼에 불과하다.

金당선자가 이같은 소로스를 고문으로 위촉한 것은 소로스의 책략을 탐색해 금융위기에 빠진 한국을 구제할 영감 (靈感) 을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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