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캐나다 경제 '부활의 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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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캐나다 경제가 90년대초의 심각한 불황을 딛고 다시 살아났다.

캐나다는 미국이 80년대 겪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경제난을 경험했다.

경기순환 측면에서 보면 캐나다의 경기후퇴는 지난 91년초 끝났지만 그 뒤 수년동안 대대적인 구조조정 과정에서 실업.재정적자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 93년 실업률은 11.5%까지 치솟았으며 95년까지 분기별로 볼 때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기간도 있다.

그러나 2~3년만에 캐나다 경제는 완전히 탈바꿈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선진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4%대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했다.

캐나다 경제의 '부활' 에는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의 과정이 담겨 있다.

산업계 통계에 따르면 지난 89~92년 캐나다 제조업체중 25%, 소매업체중 3분의1이 문을 닫았다.

10년 전까지 22개 업체가 경쟁하던 카펫 산업의 경우 현재 5개만이 살아남았다.

장 크레티앙 총리의 자유당 정부도 구조조정의 몸살을 앓았다.

93년11월 집권 당시 연방정부는 국내총생산 (GDP) 의 6%에 이르는 막대한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었고 정부 채무는 1년간의 GDP와 맞먹는 수준이었다.

개혁에 나선 자유당 정부는 연방공무원 전체의 14%에 달하는 4만5천여명을 정리했다.

지난 94년말 멕시코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캐나다는 또 다른 어려움을 겪는다.

당시 페소화 폭락의 영향으로 캐나다달러의 대 (對) 미 달러 환율은 0.70으로 떨어져 9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환율 방어를 위해 중앙은행은 단기 금리를 연 4%포인트 이상 인상했으며 연방정부는 엄청난 반발을 무릅쓰고 사회보장 감축을 통해 정부지출을 3년간 13%나 줄이는 계획을 세웠다.

캐나다는 수출을 통해서 재생의 길을 찾았다.

북미자유투자협정 (NAFTA) 으로 전체 수출의 83%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의 관세장벽이 거의 없어지자 환율 상승에 힘입어 가격경쟁력이 높아졌다.

지난 89년부터 현재까지 수출은 90%나 증가한 반면, 수입은 70%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지난해 캐나다의 무역수지는 2백90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89년의 4배 수준에 달했다.

수출 증가에 힘입어 내수시장이 되살아나고 이자율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캐나다 경제는 최근 아시아 금융위기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아시아 지역에 대한 금속.목재 등의 상품 수출이 줄어드는 바람에 전체 수출은 지난해 10월 전월대비 0.6% 감소했으며 경상수지 흑자도 지난해 2백20억 캐나다달러 (약 1백54억달러) , 올해 2백억 캐나다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제품출고액이 13.5%나 뛰어오르는 등 국내 소비가 계속 증가세를 타고 있어 현재로선 캐나다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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