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의 비서실장을 지낸 노 후보는 김 지사와의 20년 인연을 내세우는 게 핵심 득표 전략이다. 곧 내걸겠다는 플래카드엔 ‘이김노 패밀리가 떴다’고 쓸 정도다. ‘이김노’는 이명박 대통령, 김 지사, 노 후보의 성을 이어 붙인 말이다.
15일 노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선 박희태 대표가 “노 후보는 ‘작은 문수’”라며 “노 후보를 뽑는 것은 바로 시흥시의 작은 문수, 작은 도지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후보는 김 지사를 1990년대 민중당 시절부터 따랐다. 이번 공천 과정에서도 김 지사의 힘이 작용했다는 전언이 있다. 선거대책본부장도 김 지사 사람인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맡고 있다. 김 지사는 공무원 신분이라 선거 지원에 나서진 못한다. 차 의원은 “등산이라도 한번 다녀 가시라고 했는데…”라고 말했다.
4·29 재·보선 시흥시장 선거가 전·현직 경기지사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김문수 지사 비서실장 출신 노용수 후보와 함께 시흥의 한 병원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왼쪽 사진). 민주당 김윤식 후보를 지원 나온 손학규 전 지사도 23일 시흥에 있는 작은자리 종합복지관에서 다문화가정 엄마들을 격려하고 있다. 김 지사는 공무원 신분이라 선거유세를 할 수 없다. [연합뉴스]
김 후보와 손 전 대표의 고리는 ‘빈민운동의 대부’로 불렸던 고 제정구 전 의원이다. 손 전 대표는 70년대 제 전 의원과 함께 청계천 일대에서 빈민운동을 함께했다. 99년 제 전 의원이 숨을 거둔 뒤 그를 따랐던 이들이 손 전 대표에게 시흥 보궐선거 출마를 권유했던 일도 있다. 당시 손 전 대표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낙선해 미국에 체류 중이었다. 김 후보는 80년대 학생운동으로 수배됐을 때 제 전 의원에게 몸을 기댄 인연으로 그의 비서로도 일했다. 3일째 김 후보 지원에 나선 손 전 대표는 신천동의 ‘작은자리’ 종합사회복지관부터 찾았다. 77년 철거민들을 시흥에 정착시킨 제 전 의원이 세운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가 운영하는 시설이다. 그는 주민들에게 “김 후보는 제정구 선생의 철학을 현장에서 몸으로 배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임장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