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각국지도자 신년메시지…아시아,위기탈출에 국력 집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아시아 각국 지도자들은 새해 신년사에서 하나같이 금융위기로 밀어닥친 고통을 극복하자는 비장한 각오를 다짐했다.

아시아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됐던 태국의 푸미폰 아둔야데트 국왕은 1일 태국인들에 스파르타식의 검약생활을 눈물로 호소했다.

이같은 푸미폰 국왕의 애끓는 당부는 전날 추안 리크파이 총리가 태국에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면서 올해 경제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태국인들에게 전달한 뒤 나온 잇따른 경고 메시지다.

또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대통령은 3백억달러에 이르는 국제통화기금 (IMF) 의 지원을 받는 대가로 인도네시아인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이 크다고 강조하며 IMF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국민적인 단결과 근면.성실을 역설했다.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는 "말레이시아가 다시 외국인들에 의해 조종되는 식민지로 전락하느냐 마느냐의 절대절명 위기에 빠져 있다" 며 말레이시아 링깃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국민적 단결을 호소했다.

일본의 하시모토 류타로 (橋本龍太郎) 총리도 일본은 결코 아시아 여타 국가들과 같은 금융위기에 빠지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강조했다.

장쩌민 (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몇몇 나라와 지역들에서 발생한 금융혼란에 대해 매우 염려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 국가들과 지역의 노력 및 적절한 국제협력으로 상황이 점차 호전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의 미래는 유럽과 함께 하며 유럽통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프랑스의 빈부간 대립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으며,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97년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지만 새해엔 늘어나는 고통들을 잘 극복하자" 고 당부했다.

[홍콩 = 유상철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