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세계의 조류]중화경제론 창시 황즈롄 박사 인터뷰(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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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금융 풍파로 비롯된 아시아의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여는 서막이다."

중화경제권 개념의 창시자로 잘 알려진 홍콩침례대 황즈롄 (黃枝連.58) 박사는 천길 나락으로 떨어진 아시아에서 오히려 희망을 본다고 말했다.

黃박사는 최근의 아시아 금융위기가 일본의 고도성장 (50~60년대)→한국.대만.싱가포르.홍콩 등 네마리 용의 발흥 (70~80년대)→태국.말레이시아.중국의 돌격 (80~90년대) 이란 세차례의 파도에 이어 이젠 제4파의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시련이라고 진단했다.

- 아시아 금융위기의 원인을 지적해달라.

"위기에 빠진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정경유착이 만연돼 있고 행정능력과 법제화가 떨어진다는 측면을 안고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가 건재한 것도 바로 이런 문제점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

- 홍콩.싱가포르.대만.중국 등 중화권만이 묘하게도 현재의 금융 태풍에서 한발짝 비켜 있는 양상인데.

"두가지 요소가 작용한 것 같다.

하나는 중국인들의 근검절약정신이 빛을 발했다고 볼 수 있다.

홍콩 기업들의 경우 문어발 확장이 적고 부채비율이 상당히 낮다.

두번째 이유는 홍콩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화인 (華人) 네트워크의 위력으로 볼 수 있다. "

- 이번 위기로 아시아가 몰락할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이번 금융 풍파가 동.서양의 충돌이란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이번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틈타 아시아에 대한 정치.경제적인 우위를 확립시키려 했다는 측면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아시아가 살 길은 개방적 자세로 미국 등 유럽과의 교류협력을 증진시키면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 뿐이다. "

홍콩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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