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정국전망]정계개편 될까(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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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년 정치권의 최대관심사는 정계개편이다.

경제난도 경제난이지만 정치인들로서는 목전의 이해가 걸린 정계개편에 아무래도 시선이 먼저 가지 않을 수 없다.

정가의 안테나가 집중되는 곳은 말할 필요도 없이 김대중당선자 주변이다.

그의 구상에 따라 흐름이 좌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생각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래서 그가 여소야대의 틀을 허물고 완전히 새롭게 헤쳐모여를 시도할 수도 있고, 야당과 사안별 협력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그만큼 향후 전망은 유동적이다.

金당선자가 새판짜기를 시도할 경우 정치권에는 격변이 불가피해진다.

야권의 반발로 엄청난 혼란과 진통이 초래된다.

그러나 金당선자측으로서는 일단 성사되고 나면 신여권의 안정적 국정운영이 보장될 수 있어 매력적이다.

물론 이같은 대 (大) 개편은 치밀한 사전준비작업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과제다.

만일 金당선자가 이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한보사건 판결 등으로 실시되는 보선과 내년 5월의 지방선거 등을 거치며 그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자민련의 김종필 (金鍾泌) 명예총재와 박태준 (朴泰俊) 총재도 한 축이 될 것이 분명하다.

대개편의 종착역이 내각제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주된 흡수대상인 한나라당은 외형상으론 격렬히 저항하나 강력한 리더십이 없는 상태여서 내부에서는 의원들이 계보 또는 개인의 득실을 저울질하며 다양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다음이 소 (小) 개편이다.

신여권의 연합세력이 원내과반수를 확보하는 선으로 목표치를 잡는 방안이다.

한나라당내 민주당출신 등 연고가 있는 의원들 또는 이탈의원들을 이삭줍기식으로 받아들이는 수준이 될 것이다.

부담이 적을 뿐더러 그 효과도 모양새 갖추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입당의 문을 두드리기도 하지만 국민회의쪽은 "지금은 때가 아니다" 고 답변한다.

대.소개편중 어느 쪽으로 입장정리가 안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 다음이 정책별 협조다.

金당선자의 지금까지 스타일로 볼 때 가장 유력하다.

그 자신이 13대 총선후 노태우 (盧泰愚) 정부를 상대로 이같은 형태의 국정운영에 참여해본 경험이 있다.

여소야대 구조가 빈번한 미국 등에서 많이 활용되는 방법이기도 하다.

대통령의 독주를 막고 정부와 의회간에 견제와 균형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안이 있을 때마다 합의도출까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갈길이 급한 신여권으로서는 근본적 대책마련의 유혹을 쉽게 받게 된다.

金당선자의 의중과 한나라당의 분열여부 등이 새해 정계개편의 핵심이다.

김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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